[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임박하자 시장에서는 또 다른 알트코인 현물 ETF가 나올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현물 ETF 다음 주자로 리플, 솔라나 등을 거론하지만 단기간에 또 다른 현물 ETF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3일(현지시간) 8개 발행사가 제출한 이더리움 현물 심사요청서(ETF 19b-4)를 승인했다. 미국에서 ETF를 출시하려면 심사요청서와 증권신고서(S-1)를 모두 승인받아야 하는데 현물 ETF 상장을 위한 일정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처럼 수많은 투자기관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다음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이 높은 코인으로 리플, 솔라나 등을 언급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 소속 거텀 추가니(Gautam Chhugani), 마히카 사프라(Mahika Sapra)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이 아닌 가상자산이 상품으로 간주되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솔라나를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이 이더리움과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는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리플은 소송전을 통해 비트코인과 같은 법적 명확성을 확보했다”며 “이러한 명확성은 다른 코인에 비해 리플 현물 ETF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가 최종 승인되면 또 다른 알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처럼 공급량이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 방식인 반면 이더리움은 지분증명(PoS) 방식이다. 지분증명 방식을 채택한 코인은 일정 기간 보유한 코인 지분 유동성을 묶어둔 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는데 참여하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개념을 스테이킹이라고 하는데 앞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기한을 앞두고 발행사들은 SEC 요청으로 스테이킹을 제외하는 내용으로 신청서를 수정한 바 있다. SEC가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를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물 ETF의 기초자산은 상품(Commodity)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증권으로 보는 이상 현물 ETF 승인이 불가능하다. 앞으로 현물 ETF를 신청하는 알트코인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다만 이더리움 외 알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겠다는 운용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트코인, 이더리움 선물 ETF는 존재해도 리플, 솔라나 등 선물 ETF는 없는 상태다. 앞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선물 ETF가 먼저 출시된 뒤 현물 ETF가 상장되는 수순을 지나왔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사례처럼 이더리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과 현물시장간 일관되고 높은 상관성이 존재해 사기·조작 방지를 위한 기타 수단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높은 상관관계로 거래소와 CME의 포괄적인 감시공유계약을 통해 시장의 사기, 시장 조작 행위를 간접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SEC가 요구하는 현물시장과 선물시장간 상관성 기준을 충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시장 규모, 유동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단기간 기타 알트코인의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며, SEC는 코인베이스, 크라켄, 바이낸스 등을 기소하면서 주요 가상자산들을 증권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이러한 법적 불확실성이 선제적으로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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