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이종혜 기자] 한국거래소가 오는 9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연말께 지수 연계 ETF(상장지수펀드) 등 금융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불법 공매도 적발 등 시장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KRX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신규 수익원 발굴과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인덱스 사업 등을 수행하는 ‘미래사업본부(가칭)’도 신설한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4일 여의도 서울 사옥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4대 핵심전략 및 12개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밸류업 자문단, 기업 등 의견을 반영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최종안도 확정·공개했다.
정 이사장은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크지 않다. 그간 증시의 양적 성장에도 주가 상승을 견인할 질적 성장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우리 증시 시가총액은 10년간 60% 넘게 상승했지만 지수 상승률은 이에 못 미치는 35%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0일 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금이라도 기업 밸류업 정책에 속도를 올리고 국민의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를 확대하고 자본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자본시장 레벨업 하겠다”며 “이를 위해 거래소는 4대 핵심전략, 12대 과제를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4대 핵심 전략으로는 ▲기업 밸류업 지원 ▲공정한 자산운용기회 확대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자본시장 마케팅.소통 강화를 제시했다.
거래소는 먼저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기업 밸류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FAQ, 작성사례 등을 제공해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투자자의 시장 평가와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9월 중 발표하고 2~3개월 후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밸류업 전담조직과 자문단을 통해 기업 공시·기업설명회(IR) 등 기업의 밸류업 활동 전반을 지원해 밸류업 프로그램이 조기 확산·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공매도 관련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신종 불공정거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불법 공매도 적발 등 시장감시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KRX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시스템 개발 소요 기간은 빠르면 10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순보유잔고 보고 대상 기관투자자도 내부 잔고관리시스템을 의무화해 일별 매도기능잔고와 변동내역 등을 실시간 보고하고 거래소는 매도가능잔고와 호가·매매거래 내역을 집계 후 비교한다.
거래소는 우량 혁신 기업이 불합리한 심사 지연 없이 적시에 상장되고 좀비·부실 기업은 조기 퇴출되는 ‘증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업공개(IPO) 심사기간 단축 등 상장심사 관행을 개선하고 인적분할 등 쪼개기 상장 시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딥테크 기업 등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심사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평가 체계도 정비한다.
상장사의 상장폐지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에서 부여하는 개선 기간을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코스닥 상장사 심사는 현행 3심제에서 2심제로 생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내년 3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출범에 따른 복수시장 체제에 대비해 거래정지 등 시장조치 정보를 ATS에 실시간 전송하고 공매도 관리체계·통합 시장감시시스템을 구축한다. 중간가(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체결되는 호가) 호가 등 신규 호가 유형을 도입하고 호가가격단위 축소를 통한 투자자 거래 편익을 개선키로 했다.
또 신규 수익원 발굴과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인덱스 사업 등을 수행하는 사업전담본부 ‘미래사업본부(가칭)’를 신설한다.
이와 함께 K-밸류업 ETF·파생상품, 상장지수금융상품(ETP) 신상품 등 혁신금융상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내년부터 파생시장 자체 야간거래를 도입해 국내 파생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한다. 효율적 데이터 관리를 위해 데이터 거버넌스를 정립하고, XBRL 기반 차세대 상장공시시스템 등 디지털 금융인프라도 확충한다.
거래소는 국내외 시장 참여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소의 해외 사무소 기능을 재정립해 ‘K-밸류업’ 마케팅 거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거래소 자체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해 밸류업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내년 부산 본사 이전 20주년을 맞아 ‘KRX 부산化 3.0 추진계획’을 수립, 지역사회와의 협력관계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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