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홍 우연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불합리한 관행을 적발했다. 금융사들은 PF수수료에 고위험 대출 리스크를 끼워 넣고, 대출이 조기상환 될 경우 건설업계에 PF수수료 반환을 청구할 수 없도록 불리한 계약을 체결했다.
금감원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PF 수수료 점검결과 및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그간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금융사의 PF수수료가 불합리하게 부과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3월 PF수수료 부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증권·보험·캐피탈 등 총 7개 금융사에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금감원 점검 결과, 금융사는 조달비용·목표이익률을 고려해 취급·연장·자문 등 다양한 명목으로 PF수수료를 수취하고 있었다. 특히 대출이자 성격의 수수료와 건설업계가 금융사에 위임한 업무에 대한 수수료가 명확히 구분되지 못한 채 혼재했다.
통상 수수료는 주간 금융사가 제시하는 수수료 항목·수수료율 등을 고려해 대주단 협의로 결정된다. 주요 수수료 항목은 ▲취급수수료 ▲미인출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 ▲패널티수수료 ▲주선수수료 ▲자문수수료 ▲대리금융기관수수료 등 7가지에 달한다.
PF 자문·주선 용역 수수료에 대한 산정 기준·절차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금융용역수수료를 책정할 때 대출위험 부담에 따른 대가도 합산하는 영업관행이 존재했다. 토지 관련 계약금·잔금대출 등 고위험 대출의 경우, 대주 금융사는 높은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또 금융사는 대출금이 조기 상환되는 경우에도 선급이자를 반환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건설업계에 불리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어떤 상황에도 주선 수수료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금융사들은 처음 대출을 취급할 때 이자율 상한(법정 최고금리 20%)을 고려하지만, 만기연장과 조기상환할 때에는 이자·수수료 변동에 따른 이자율 한도 준수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다. 대부업법에서는 사례금·할인금·수수료·공제금·연체이자·체당금 등 명칭이 무엇이든 대부와 관련해 여신금융기관이 받는 것은 모두 이자로 간주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사들은 PF 수수료를 수취할 때 실적·증빙 관계자 간 업무협의 내용을 기록하지 않는 등 이력관리를 부실하게 운영했다.
특히 건설업계는 본인들이 부담하는 수수료의 산정기준을 금융사로부터 안내 받지 못했다. 용역 관련 주요 결과보고서도 받지 못하는 등 PF수수료에 대한 금융사의 정보제공이 미흡했다.
금감원은 불합리한 관행뿐 아니라, 비위행위 의심 사례도 발견했다.
일부 금융사 직원은 PF금융 용역이 회사차원에서 수행됐는데도, 본인들이 지분 투자한 회사가 건설업계의 PF수수료를 직접 수취하도록 했다. 해당 회사가 수취한 수수료만 수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법규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해당 금융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또 다른 금융사는 후순위 대출 연장을 위한 수수료를 기존 계좌가 아닌, 해당 금융사가 정한 별도의 계좌로 예치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이를 불합리한 ‘구속성예금’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아직은 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금융권·건설업계·시장전문가 등이 공동 참여하는 ‘부동산PF 수수료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올해 3분기에 제도개선안을 도출해 각 업권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수수료 항목을 분류·정의하고 수수료 부과 원칙 및 산정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차주에 대한 정보제공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금융사 내부통제 절차도 강화할 방침이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문 부원장보는 “금융사 내부통제가 취약하다 보니 PF수수료에 대한 법정 최고 금리를 초과했는지 점검하는 시스템이 없다”며 “법 위반 사례가 있는지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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