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 Myeong기자] 올해 초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과 함께 암호화폐 전략에 집중하는 새로운 펀드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첫 석 달 동안 25개의 암호화폐 관련 벤처 캐피털과 헤지펀드가 출범했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며 1년 전 2023년 1분기에 출범한 9개의 펀드보다 거의 세 배나 많다. 지난해에는 비트코인 하락에 따른 베어마켓으로 암호화폐 펀드(또는 VC)가 거의 문을 닫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쓰리애로우캐피탈과 알라메다리서치 파산, 헤지펀드에 새로운 기회 제공
데이터 제공업체 CCData는 쓰리애로우캐피탈과 알라메다 리서치와 같은 헤지펀드가 파산한 것이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 기회를 열어줬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거물인 두 헤지펀드의 파산으로 업계가 힘들었지만, 살아남은 펀드 중 다수는 두 자릿수 혹은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CCData의 수석 연구원인 조슈아 드 보스는 “암호화폐의 주기적인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 기회를 활용하고자 하는 새로운 펀드나 VC 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2월에는 패러다임 캐피털의 파트너였던 케이시 카루소가 암호화폐와 인공지능(AI)에 투자하기 위해 토폴로지 캐피탈을 설립했다. 최근 오키드 랩스의 공동 창립자인 스티븐 워터하우스도 암호화폐와 AI를 융합한 나자레 벤처스를 출범시켰다. 기존 플레이어인 판테라 캐피탈도 신규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헤지펀드를 출범시켰다.
#ETF와의 경쟁 치열..새로운 펀드들 “자금 조달 쉽지 않아”
다만, 새로 출범한 헤지펀드들의 펀딩(자금조달)이 수월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미 고인물로 기존 투자자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새로운 투자자 역시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암호화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활약도 기존 헤지펀드들에겐 위협 요인이다. 올해 암호화폐 부활을 알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는 투자자에게 저렴한 수수료와 투자 편의성 등을 제공하며 헤지펀드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크립토 펀드 리서치의 CEO 조쉬 그나이즈다는 “암호화폐 ETF가 암호화폐 헤지펀드 시장의 일부를 잠식했다”며 “새로운 헤지펀드의 자금 조달은 예전보다 적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앞서 언급한 자비에 미건은 2천만 달러를 모금하기 위해 약 5개월간 노력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암호화폐 업계는 새로운 투자자가 많지 않아 펀딩을 하는 것이 전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슨 소리, 극초기 때가 제일 힘들었다..지금은 괜찮아”
반면, 암호화폐 극초기 시절부터 활동했던 주요 플레이어들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과거 판테라 캐피탈의 파트너였던 스티브 워터하우스는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판테라에 있을 때 돈을 모으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는 ‘이게 정말 말이 되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음에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며 상황을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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