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6일 열리는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 등 주요 정책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필립 레인 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요한 이변이 없다면 현시점에서 최고 수준의 긴축을 완화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ECB는 3년 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할 때 가장 늦게 금리를 인상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이제는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평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 포함되지 않은 스위스, 스웨덴, 체코, 헝가리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응해 올해 이미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번 여름 이전에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일본은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레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미국보다 빠르게 둔화한 이유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으로 이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인하 시작의) 첫 단계라는 관점에서 보면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적기에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ECB가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하고 목표치보다 높은 위치에서 고착화하지 않게 하기 위해 올해 긴축적인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금리 인하 속도는 지표에 의해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올해 내내 긴축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제약적인 범위내에서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유로존 임금 상승률이 기록적으로 회복된 것과 관련해 “전반적인 방향은 여전히 둔화세를 가리키고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CB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미국 금리와 격차가 벌어지면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상승,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환율 움직임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그러한 움직임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서비스 가격을 끌어올리는 빠른 임금 상승에 따른 심각한 비용압박으로 인해 ECB가 내년까지 긴축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에 인플레이션의 목표치 접근이 가시화하면 그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또 다른 논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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