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외국인들이 최근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불확실성 이슈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HBM 공급 가능성을 놓고 희망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전날 HBM 공급 불확실성을 이슈를 딛고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조139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1위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7조6143억원 가량 사들인 바 있다.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사자’ 우위를 나타내왔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팔기 시작했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가 전해진 당일에는 56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는 등 매도 물량을 급격하게 늘렸다.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가 1.71% 가량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한 와중에도 외국인은 7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추가로 비워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초기로 평가 받는 HBM 시장에서 1위인 SK하이닉스에 밀려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 내에서 차츰 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AI(인공지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경쟁사들의 단기 추가 대응 여력의 한계가 삼성전자에게 있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강세 속에 HBM 공정 난이도 급증에 따른 공급 제약, 경쟁자들의 단기 추가 대응 여력의 한계는 삼성전자의 HBM 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점증시키고 있다”면서 “고객사들의 AI 수요에 대한 원활한 대응을 위해서는 HBM의 안정적 수급이 필수로 HBM 공급 부족은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 당위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단기적인 HBM 1위 탈환보다는 메모리 이익 극대화가 더 중요하다”며 “HBM 공급 부족 상황을 활용해 HBM으로 생산능력(CAPA) 배분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이 HBM 점유율 상승과 메모리 이익 극대화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납품 테스트와 관련한 잡음 역시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향후 얼마든지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자부품은 당연히 수요자와 사용자가 품질의 협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며 엔비디아의 극한 환경에서 필드 테스트 결과 일부 결점이 발견됐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문제의 일부는 상호 간 협의의 영역으로, 일부 부족한 스펙을 계약 조건으로 보완할 수도 있으며 넘치는 스펙이라면 보장 물량과 기간을 늘리는 방안 또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HBM3E 가이던스 수치에 신뢰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주가 하락은 비중확대 기회로 삼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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