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세난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집값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두 달 연속 4000건을 넘어서고, 평균 시세가 직전 최고가의 95%까지 회복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두 달 연속 4000건을 넘어섰다.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으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4100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0~2000건대 수준이었다.
또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상대적으로 실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가 회복되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서울 시내 아파트 116만 가구(임대·100가구 이하 아파트 제외)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5억8135만원으로, 전고점을 찍은 2021년 26억949만원의 99%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도 이달 아파트 평균 가격이 18억6643만원으로 전고점의 99%, 서초구는 27억7147만원으로 98%, 송파구는 18억6473만원으로 전고점의 93%까지 회복했다. 집값이 부동산 시장의 활황기였던 지난 2021~2022년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신고가 경신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151㎡)’는 지난달 47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7월 기록한 44억5000만원보다 3억4000만원 더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압구정동에 위치한 ‘신현대12차(전용면적 121㎡)’도 지난달 47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11월 기록한 31억5000만원보다 16억1500만원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등으로 주택 수요 회복세가 더디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신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돼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셋값과 매맷값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전세 물건 부족까지 겹치면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의 매매 전환은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맷값과 격차가 좁혀진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세는 매매의 선행지표로 전세 가격이 오르면 3~4개월 후에 집값도 따라 오른다”며 “고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집값이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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