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한 절차가 29일(현지시각) 시작됐다.
배심원단은 그간의 재판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만장일치로 유무죄를 가릴 예정인데, 심의 첫날엔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AP통신과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비용 부정지출 혐의 재판 배심원 12인은 이날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유무죄 평결을 위한 심의에 돌입했다.
심의를 시작하기 앞서 후안 머천 판사는 선입견에 기초에 판단해서는 안 되고, 사건 논의는 반드시 12명 전원이 모인 자리에서 이뤄져야한다는 등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사건 심의에는 휴대전화도 가지고 갈 수 없다.
배심원단은 오전 11시30분께 별도 공간으로 이동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34건의 혐의가 성립하는지에 대한 심리에 본격 착수했다.
배심원단은 이날 약 4시간 논의 끝에 4건의 증언기록을 다시 듣게해달라고 요청했다. 배심원단은 재판 중 각자 메모가 가능했지만, 전체 증언 기록은 제공받지 못한다.
머천 판사는 이날 오후 4시가 넘어서자 배심원단에게 사건 내용을 다른 누구에게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뒤 이날 심의는 종료했다. 배심원단은 오는 30일 오전 9시30분부터 재차 심의를 진행한다.
유죄 또는 무죄 평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12인의 배심원단 전원이 동의해야 한다.
이르면 이번주 내에 평결이 나올 수도 있으나, 의견불일치가 심할 경우엔 내주 이후까지 심의가 이어질 수 있다.
현지 언론도 평결 심의가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고있다. 별도의 기간 제한도 없다고 한다.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피고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청사 내에서 대기해야 한다. 평결 심의가 길어지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발이 묶이는 시간도 늘어나는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 “테레사 수녀라 하더라도 이 재판을 이길 수 없다”며 “모든 혐의는 조작됐다. 이 모든 것이 조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재판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누구도 본 적 없는 수준의 (사법부의) 무기화”라고 토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추문이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7888만원)를 입막음 비용으로 지불한 뒤 이를 회사 장부에 법인 비용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미국 역사상 첫 전직 대통령 형사기소에 나섰고, 법원은 지난달 15일 배심원단 선정 절차를 시작으로 6주간의 심리를 진행했다. 심리 과정에선 코언과 대니얼스를 포함해 20여명이 증인으로 섰다.
이번 재판 결과는 6개월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1월 모닝컨설턴트와 블룸버그 여론조사에서는 경합주 유권자의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2일 발표된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틑 트럼프 지지자의 6%가 유죄 선고시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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