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이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며 93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마운트곡스(마곡)발 공포가 커지면서 투심이 위축한 탓으로 풀이된다.
30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16% 오른 9385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0.78% 떨어진 9389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0.87% 하락한 6만7738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기대감에도 연일 고꾸라졌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27% 하락한 522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77% 떨어진 523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82% 밀린 3773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 가운데 일부 밈코인은 최근 강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밈코인 시가총액(시총) 2위 시바이누는 전일 대비 4.68% 오른 0.00002818달러에 거래됐다. 시바이누를 제외한 나머지 밈코인 시총 6위권 코인(도지코인·페페·도그위햇·플로키·봉크)은 전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전환했다.
최근 밈코인 강세는 아시아 시장이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닉 팰리 스트라토스 설립 파트너는 “밈코인들은 대부분 아시아 시장의 거래 시간에 랠리를 펼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데 따른 파생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치프리미엄은 1%대를 유지했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06%다.
이날 시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마운트곡스발 리스크에 약세를 띠었다. 마운트곡스 상환 절차 마감일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이체된 물량이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공포감이 투심을 식힌 것이다.
마운트곡스는 지난 28일 자체 콜드월렛(오프라인 가상자산 지갑)에서 비트코인 14만1686개(13조 1055억원 규모)를 신규 가상자산 지갑으로 이체했다. 채권자 상환 물량으로 예상되는 자산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이동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약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온체인 애널리스트 크립토댄(Crypto Dan)은 “마운트곡스 이체 물량이 채권자에게 상환되더라도 전량 매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마운트곡스 이슈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나왔던 소재로, 실제로 채권자발 매도가 있더라도 단기 조정 수준의 영향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마운트곡스는 당시 비트코인 거래 점유율 70%를 차지한 만큼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해킹으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4%에 달하는 비트코인 85만개를 잃고 파산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3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2·탐욕)보다 올라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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