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몇 주 내 정식 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ETF 거래 시작을 위한 최종 서류를 제출하면서다. 앞서 비트코인이 현물 ETF 출시 이후 1억원을 찍었던 것처럼 이더리움도 날아오를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더리움 현물 ETF 증권신고서(S-1) 수정본을 제출했다. SEC가 지난 23일(현지시간) 8곳의 이더리움 현물 ETF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한 지 일주일만이다.
S-1 제출은 사실상 ETF 정식 출시 직전 단계다. 모든 ETF는 SEC로부터 19B-4와 S-1을 차례로 승인받아야 미국 증시에서 거래될 수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 역시 ’19B-4 승인→S-1 승인→현물 ETF 출시’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블랙록 제출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이르면 내달 중에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X를 통해 “블랙록의 S-1 수정본 제출은 (시장에) 긍정적 신호다. 나머지 곳들도 곧 제출할 것”이라며 “S-1 승인이 빠르면 몇 주 내에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기존에 예상됐던 시기보다 두 달이나 앞선다. 앞서 전문가들은 통상 S-1 승인에 3개월 이상 소요됐던 점을 근거로 오는 8월에야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가능하다고 예견한 바 있다.
예상 거래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이더리움 가격 역시 들썩일 것이란 기대감이 잇따른다. 지난주 SEC 승인에도 이더리움이 잠잠했던 것은 현물 ETF 실제 거래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블랙록이 이번에 해당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 시장 방향성도 반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X를 통해 “블랙록의 S-1 제출은 우리가 기다리고 있던 내용”이라며 “발행사와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억 찍은 비트코인…1000만원 찍을 이더리움?
이더리움이 현물 ETF 출시 기대감을 재료로 노리고 있는 ‘꿈’의 가격대는 1000만원대다. 현재 가격(520만원) 대비 약 2배인 수치다.
미국 월가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꿈을 실현할 것이라고 봤다. 비트코인이 현물 ETF 출시 이후 1억원을 넘겼듯이 이더리움도 1000만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트코인 1억 돌파’를 예견했던 영국계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면 이더리움은 올해 연말 8000달러(1092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글로벌 IB 번스타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은 현물 ETF 승인 이후 6600달러(901만원)까지 급등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 이후 몇 주 동안 75% 상승한 것과 같이 이더리움도 비슷한 상승 폭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예정된 금리 인하도 ‘이더리움 1000만원설’을 뒷받침한다. 제임스 버터필 코인쉐어스 리서치 책임자는 29일(현지시간) 한 가상자산 유튜브 라이브에 참석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이더리움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작과 맞물려 상승 동력을 얻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더리움 기능인 스테이킹이 공급 충격을 일으켜 추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스테이킹은 일종의 예금 제도로, 보유한 이더리움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기면 보상을 돌려주는 서비스다.
버터필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이미 현물 ETF 출시 가능성에 따라 이더리움을 대량 보유 중”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스테이킹을 하고 있어 이더리움의 순환 공급량은 매우 적다. 이로 인해 이더리움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물 ETF가 출시되더라도 수요가 생각보다 미미할 것이란 부정론도 제기된다. 기존 비트코인 현물 ETF의 20% 수준에 머물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가격 상승 또한 제한될 수 있다.
세이파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비트와이즈와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수요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20~25% 수준일 것”이라며 “이더리움 현물 ETF가 대형 소식인 것은 맞지만, 그 영향은 비트코인 현물 ETF보다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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