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리 불안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가 2630선도 위태해졌다. 시장에서는 지수 자체보다 이익 모멘텀 상위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1.86포인트(1.56%) 하락한 2635.44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이틀 동안 90포인트 가까이 빠진 모습이다.
삼성전자(-2.26%), SK하이닉스(-3.36%)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약세인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4.09%), SK이노베이션(0.10%)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장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을 고려했을 때 코스피 적정 지수를 2640~3000포인트로 추산했다. 현재 지수는 상단보다 하단에 근접한 수준이다.
부진한 지수 원인으로는 3가지가 손꼽힌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지난해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 부진 ▲중국 경기 개선 지연에 따른 수출주 우려 ▲하반기 이익 모멘텀 정점 통과 가능성 등이다.
중국 실물 경기는 기대와 다르게 디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면서 반등 기회를 엿보는 수출주를 애타게 하고 있다.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1.0% 하락해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분기 이익 증가율은 3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코스피 이익 개선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점차 정점 도달을 염두에 둘 시기라는 시각이다.
최근 증시 약세는 미국, 독일 등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베어 스티프닝은 채권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단기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장기금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가격 하락)해 수익률 곡선이 더 가팔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가격 상승)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불 스티프닝이 반대 개념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 상승은 위험 자산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키는데 유동성이 아무리 넘쳐 흐르더라도 고금리는 투자자에게 리스크를 수용하기보다는 회피하려는 기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세 안정이 필요하며 이후 수익률에 영향을 줄 만한 이벤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수 자체보다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600선을 하회하려면 디스인플레이션 기대 자체가 축소하든지 이익 추정에 중대한 변화를 발견해야 한다”며 “실적 장세 구간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비철, 기계, 자동차, 정보기술(IT)하드웨어 등 이익 모멘텀 상위 업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달은 밸류업 프로그램 자발적 현실화를 기대할 때”로 “설비투자(Capex)/매출 비율이 낮은 금융,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가 주주환원 개선 중심”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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