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단 “34개 범죄혐의 모두 유죄” 판단…NYT “최대 징역 4년형 가능”
심리 착수 이틀만에 결정…트럼프 “나는 무죄이고 조작된 재판” 반발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평결했다.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34개 범죄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이날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결정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날 배심원단의 평결은 심리 착수 후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배심원단은 전날 재판 과정에서 나왔던 핵심 증인의 진술 일부를 다시 들려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배심원단은 이날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의 발행인이었던 데이비드 페커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 관한 증언 및 그와 관련한 코언의 증언, 담당 판사의 ‘배심원 설시'(Jury Instructions) 중 일부를 다시 청취했다.
심리가 길게는 몇주가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이번 재판 심리가 다음 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심리에 소요된 시간은 10시간이 채 안됐다.
배심원의 평결이 내려진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표정하면서도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평결 이후 법원 앞에서 “나는 무죄이고, 이것(유죄평결)은 수치스러운 일이며 조작된 재판이다.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죄 평결이 내려짐에 따라 이번 재판은 담당 판사인 후안 머천 판사의 형량 선고를 앞두게 됐다. 머천 판사는 선고 기일을 오는 7월 11일로 정했다.
7월 11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공화당의 전당대회(7월 15~18일)에 임박한 시점이다.
유죄 평결이 내려짐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호관찰 내지 최대 징역 4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평결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반발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재판이 단순한 회계장부 조작이 아니라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저질러진 별도의 선거법 위반 행위를 감추기 위해서였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가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핵심 증인인 코언의 증언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호소했지만, 입막음 돈을 법률 자문비로 위장해 속이려 한 피고인의 의도가 “이보다 더 명백할 수 없다”라고 한 검찰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이번 사건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형사재판 4건 중 하나다.
미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이번 재판이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1심 선고가 이뤄질 유일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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