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가영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기관투자자 전용 거래상품인 ‘빗썸프라임’을 6일 출시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호재, 장기적으로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 키우려면 기관투자자 유입 필요
빗썸 프라임은 30일 누적 거래금액이 1500억 원 이상인 법인, 혹은 최근 3개월간 월평균 거래금액이 1000억 원이 넘는 법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거래서비스다. 기존 거래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또한, 빗썸 프라임 전용 쿠폰을 통해 매수·매도시 개인투자자보다 수수료를 적게 낸다. 기관투자자는 개인 투자자보다 많은 물량을 거래하기 때문이다.
빗썸 프라임과 같은 기관투자자 유입을 위한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둘로 나뉜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기관투자자가 진입하면 거래량이 크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작년도 암호화폐 시장 버블은 개미가 만들어낸 것이지만 현재의 시장에서는 더 이상 개미가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시장을 키우려면 기관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계의 거물로 불리는 마이클 노보그라츠(Michael Novogratz)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10월, “내년이면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어 암호화폐 시세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의 접근과 수익 기회가 적어진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개인투자자는 기관투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량과 거래 가능한 금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보그라츠 또한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일반 투자들은 소외된다는 두려움에 시장에 진입하는 포모현상(FOMO, Fear of missing out)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관투자자 전용 서비스에 투자할 기관이 없다?
기관투자자 전용 서비스이지만 국내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빗썸 프라임은 법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실제 법인이 있는 기관투자자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는 실질적으로 ‘기관투자자’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없다.
국내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크립토펀드’라고 불리는 투자사는 대부분 사모펀드 형태로 운영된다. 투자사 내부의 파트너들이 각자 돈을 모아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사들이 법인을 세우지 않는 이유는 한국에 암호화폐 관련 법안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사들은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크립토펀드 법인을 세울 시 리스크 부담이 커 꺼려진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빗썸 프라임을 신청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가 거의 없다”며 “빗썸 법인은 해외 곳곳에 있으므로 그쪽에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빗썸은 싱가포르, 영국, 태국, 일본 등에 해외법인이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싱가포르 BK글로벌컨소시엄에 지분 인수 방식으로 회사를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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