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시도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트럼프 측의 재판 전략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레나토 마리오티 미 연방 검사 출신 변호사가 주장했다.
마리오티 변호사는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검찰의 기소가 매우 취약했다면서 변호사들이 트럼프 변호인단이 카드를 제대로 사용했다면 배심원 평결 미합의 내지 경범죄 평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에 맞서는 모든 것에 대해 부정하고 공격하는 전략을 사용하면서 효과를 봤으나 이번 재판에서는 트럼프가 잘못된 전략을 제시하고 변호인단이 이를 따르면서 이길 수 있는 재판에서 졌다고 지적했다.
마리오티 변호사는 배심원들은 검찰에 호의적인 것이 보통이지만 피고 측이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선명한 주장을 펴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20여 년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측은 부정과 감정적 공격만으로 무계획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마리오티 변호사는 이런 방식은 폭스 뉴스 등에서 대서 특필되는 등으로 트럼프의 유세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치적, 홍보 전략일 수 있으나 좋은 재판 전략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 재판에서 제기된 직접 증거는 마이클 코언 전 트럼프 해결사 겸 개인 변호사의 증언뿐이라면서 검찰이 트럼프가 회계장부 위조를 알고 지시했음을 입증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마리오티 변호사는 회계장부가 위조될 당시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시기라면서 변호인이 코언과 트럼프의 재무 담당인 앨런 와이셀버그가 회계 장부 위조를 공모했으며 트럼프는 당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음을 강조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변호인단은 중구난방으로 여러 쟁점을 제기함으로써 배심원들이 검찰 기소의 약점에 주목하게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리오티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 논리가 약하지만 회계장부 위조 증거는 강력하다면서 변호인단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부정함으로써 스스로의 신뢰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마리오티 변호사는 또 변호인단이 스토미 대니얼스를 지나치게 공격하면서 배심원들이 동정심을 갖게 만들었고 코언에 대한 증인 심문을 며칠 동안 계속하면서 모든 것을 부정하는 전략을 폄으로써 검찰이 코언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통화기록 등 각종 증거를 제시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심원 중 법률에 밝은 한 두 사람만 반대해도 유죄 평결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최대한 경범죄 평결이 있었을 수 있다면서 모든 것을 부정하고 공격하는 트럼프 측의 전략이 재판에서는 먹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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