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임금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전망도 더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4~29일(이하 현지시간)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ECB는 다음 주 열리는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첫 예금금리 인하를 발표할 것으로 응답자들은 예상했다. 현재 예금기준금리는 4.0%다.
올해 6번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5번만 내릴 것이라는 응답도 늘었다. 지난 4월 예상보다 한단계 줄어든 모습이다.
4월 이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ECB 인사들은 6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강화해 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영국의 잉글랜드은행보다 먼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사벨 슈나벨 ECB집행위원회 이사나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와 같은 매파들은 9월까지 기다렸다가 추가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연준이 섣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ECB의 운신 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AXA 인베스트먼트의 휴고 르 다마니 이코노미스트는 31일 블룸버그통신에 “언제 추가 인하를 하겠다는 아무런 가이드라인 없이 지금이 가장 적절한 인하 시점이라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예금금리를 5번 인하해 연 2.75로 만든 뒤 내년 6월까지 이를 동결할 것이라고 봤다.
유로존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꼽혔다. 미국 대선 여파, 지정학적 긴장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약 84%는 3개월마다 금리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사이에 금리가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92%나 됐다.
ECB 인사들 간의 견해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HSBC의 파비오 발보니 이코노미스트는 “비둘기파와 매파 간 견해차가 심해질 것”이라면서 “비둘기파는 모든 정책 제한을 풀고 싶어 하고 매파는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확신할 때까지 조심스럽게 움직이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의 약 4분의 3은 유로존 자체의 인플레이션 역학이 존재하며 통화정책이 단순히 미국을 따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ECB 금리정책이 연준과 완전히 분리될 수 있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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