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성추문 입막음 돈’ 형사재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5개월밖에 남지 않은 미 대선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사상 최초로 형사 범죄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미국 최초의 ‘중범죄자'(convicted felon) 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썼다.
30일(현지시각)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오는 7월 11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1심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총 12명의 배심원단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평결한 데 따른 것이다.
가능한 선고 형량은 최대 4년의 징역형부터 보호관찰, 벌금형, 징역형 집행유예 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과가 없다는 점, 77세로 고령이라는 점 등에서 실제 수감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미 언론의 시각이다.
전직 브루클린 검사인 줄리 렌덜먼은 BBC 인터뷰에서 “이는 비폭력 범죄”라며 “중범죄 중에서도 가장 낮은 급의 범죄다. 감옥에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설사 수감된다 하더라도 대선 레이스 완주에는 문제가 없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 후보 조건은 ’35세 이상이고 최소 14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시민권자’다. 감옥에 있어 선거 유세는 못 하더라도 출마 자격은 유지된다는 얘기다.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 수감된 상태로 당선된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전례가 없다. 이 사건은 연방검찰이 아닌 뉴욕주 검찰이 기소한 사안이라, 대통령이 된 그가 자신을 사면할 수도 없다. 대통령의 사면 권한은 연방 범죄에만 국한돼 있다. 어윈 체머린스키 UC버클리 법학대학원장은 NYT에 “현 상황은 지금까지 있었던 그 어떤 일과도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측 불허다.
일단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미 ABC방송의 지난 5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중 ‘유죄를 받을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4%, ‘지지 여부를 다시 고려하겠다’는 16%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팎으로 박빙인 만큼, 이 정도 이탈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기세를 올려 공격할 빌미를 내줬다는 점도 부담이다. 바이든 대선 캠프 측은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부각시켜 왔는데, 앞으로는 ‘중범죄자’라는 꼬리표를 하나 더 붙일 수 있게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young445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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