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으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크게 늘어난 반면, 일본은 초엔저 현상에 달러화로 표시된 1인당 GNI가 줄어들면서다.
이와 함께 한은은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되는 4만 달러 달성이 수년 내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한 결과 1인당 GNI가 3만3745달러에서 3만6194달러로 상향조정됐다고 5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5년마다 기준연도를 변경하고 있다.
◆1인당 GNI 일본 첫 추월
기준연도 변경 결과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은 시기는 2017년에서 2014년으로 3년 빨라졌다. 지난해 1인당 GNI의 국가별 순위로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 6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보다 낮고, 일본과 대만보다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 1인당 GNI가 일본보다 높은 것은 처음이다. 일본은 지난해 1인당 GNI로 3만5793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의 통계 기준년 개편과 일본의 엔저 지속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일부 국가의 발표와 국제기구 전망치를 참고한 예상 순위”라면서 “일본은 통화가치 하락에 따라 1인당 GNI 순위가 우리나라보다 낮아졌다”이라고 했다.
◆”수년 내 4만 달러 달성 가능”
개편 결과 1인당 GNI가 기존 3만3745달러에서 3만6194달러로 오르면서 우리나라 1인당 GNI의 4만 달러 달성도 보다 가까워졌다. 통상 1인당 국민총소득이 4만 달러를 넘으면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2020부터 2023년까지 1인당 GNI는 연평균 1263달러 증가해 산술적으로는 이르면 2026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 부장은 “자체 추산으로는 환율이 안정된다는 전제 하에 수년 내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2026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22년 현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당정 협의회’에서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조지아 트빌리시에 방문해 동행 기자단에게 “현 정부서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1분기 성장률 1.3%…9분기 만에 최고치
같은날 한은은 올해 1분기 실질 GDP 잠정치가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수치로 8분기째 이어지던 분기 ‘0%대’ 성장률을 깼다.
속보치 추계시 반영하지 못한 통계를 추가한 결과 민간소비(-0.1%포인트), 설비투자(-1.2%포인트) 등은 낮아진 반면, 건설투자(+0.7%포인트), 수출(+0.9%포인트) 등은 상향됐다.
GDP는 2022년 4분기 -0.4%를 기록해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분기 0.3%로 반등했다. 이어 2분기부터 4분기까기 매분기 0.6%씩 성장한 바 있다.
최 부장은 “순수출 기여도는 반도체와 이동전화기 등이 더 호조를 보이며 상향 수정됐다”면서 “건설투자는 예상보다 크게 올랐지만,향후 입주 물량 감소와 착공 부진에 따라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봤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기 대비 2.4%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8% 늘었다. 실질 GNI는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3.9% 뛰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물가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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