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현재]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은 GPT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22년이지만, 근간이 되는 딥러닝이 처음 소개된 시기는 1940년대다. 딥러닝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에 수십년이 소요된 이유는 바로 부족한 데이터와 하드웨어 성능이었다.
인터넷의 보급과 계산 능력 향상 덕분에 충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 단위의 경우의 수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하드웨어의 컴퓨팅 능력은 18개월마다 두 배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능력은 3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이전 이 성장은 엄청난 기술 발전 속도를 나타내는 수치였지만,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지금에는 오히려 부족한 하드웨어 발전 속도를 일컫는 말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GPT의 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컴퓨팅 하드웨어의 수요가 가시화된 지금, AWS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과 같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들은 설비 확충을 통해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수요를 채우기엔 부족하고 스타트업이나 개인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공급 부족 문제와 접근성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디핀(DePIN)이다. DePIN은 분산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centralized Physical Infrastructure Networks)의 약어로 쉽게 말해서 전세계에 분산되어 있는 유휴 컴퓨팅 자원을 모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 플랫폼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머신러닝에 특화되어 있는 프로젝트가 바로 아이오넷(Io.net)이다.
# 아이오넷, “블록체인 활용해 세계 컴퓨팅 파워 모은다”
아이오넷은 솔라나(SOLANA)를 메인넷으로 머신러닝 어플리케이션에 무제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탈중앙화 GPU 네트워크이다. 그들의 플랫폼은 단순하게 GPU 공급자와 사용자, 플랫폼 세 가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아이오넷은 컴퓨팅 공급을 확충하기 위해 ‘독립 데이터 센터, 암호화폐 작업 증명, 소비자 GPU’ 분야 유휴 자원을 주요 구성원으로 타게팅하고 있다.
1) 독립 데이터 센터: 미국 독립 데이터 센터는 수 천개에 달하며, 평균 활용률은 12~18%에 불과하다.
2) 암호화폐 작업 증명: 2022년 이더리움이 PoS(지분 증명)으로 전환한 뒤, 효용 가치를 잃은 다량의 GPU 채굴 유휴 자원이 발생했다.
3) 소비자 GPU: 소비자 GPU는 총 공급량의 90%를 차지하나 대부분 유휴 상태로 남아있다. 이론적으로 그 규모는 현재 부족한 공급량 대비 20배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이오넷은 GPU 성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시장원리 기반 비용 차별화를 선택했다. GPT 머신 러닝 계산에 이용되는 NVIDIA A100 시리즈의 경우 시간당 약 0.7~1.2달러의 비용이 부과되고 있는데, 이것은 AWS 서비스 비용 대비 최대 15%에 지나지 않는다.
AWS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KYC가 필요하며, 등록 초기에는 검증 절차로 충분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아이오넷 서비스에는 KYC가 불필요하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9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기존 시스템 대비 아이오넷은 사용자에게 저렴한 비용과 편리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아이오넷 플랫폼에는 한달 간 80만 대가 넘는 GPU와 9만 대가 넘는 CPU가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서비스 개시 후 1백만 달러가 넘는 서비스 가치가 창출됐다.
서비스 사용자는 공급 가능 상태의 GPU 중에서 필요한 사양에 맞게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게 편리한 서비스 구조를 제공 중이다.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 미주, 유럽, 아시아 등지에 고루 분포되어 있어 서비스 방향성에 맞도록 초기 세팅이 제대로 마련되었다. 이 결과는 과거 개발팀이 알고리즘 트레이딩 업력으로 쌓아온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 탈중앙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 문제, 토크노믹스로 해결…시스템 신뢰 확보가 관건
이처럼 저렴한 비용이 상당히 서비스 사용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그들이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바로 안정성과 보안이다. 아이오넷은 이러한 문제를 정교한 토크노믹스로 해결하였다. 아이오넷 토큰은 ‘공급 유지 보상, 대여 요금, 스테이킹’ 세 가지 주요 유틸리티를 가지고 있다.
1) 공급 유지 보상: 이것은 서비스 공급자가 항시 서비스 가능 상태를 유지할 때 주어지는 보상이다. 서비스 제공자는 최소 100 아이오넷 토큰을 스테이킹해야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각 노드의 최대 스테이킹량은 서비스 사양에 따라 달라지며, 균일한 서비스 제공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패널티가 주어지도록 설계하여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이끈다.
2) 대여 요금: 사용자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공급자에게 지불하는 비용이다. 시간당 소요되는 비용을 달러로 계산한 뒤 환산한 아이오넷 토큰으로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서비스 비용의 변동성을 줄였다. 서비스 공급자는 추가적인 서비스 품질을 옵션으로 제공하여 추가적인 비용을 받을 수 있어서, 네트워크 전체 품질 향상을 유도했다.
3)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공급자 노드에 아이오넷 홀더들은 자유롭게 스테이킹할 수 있다. 안정적이고 뛰어난 노드일수록 자연스럽게 스테이킹 금액이 몰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건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스테이킹된 토큰은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약 해당 서비스 제공자가 정보를 유출하거나 혹은 서비스 품질 관리 실패할 경우에, 스테이킹 금액이 삭감될 수 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서비스 제공자는 보안과 안정성을 유지해야만 한다.
아이오넷은 유기적이고 정교한 토크노믹스를 설계하여 플랫폼에 필요한 서비스 품질 안정성을 챙겼다.
아직 DePIN과 아이오넷 자체가 신생 산업이기 때문에, 쌓아온 시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경제적 특성을 활용하여 건전한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엔드게임 설정은 마련한 상황이기에, 업력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신뢰성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넷은 현재 토큰 발행 없이도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AI의 발전과 컴퓨팅 파워 공급이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 만큼, 블록체인 특유의 탈중앙화 특성을 적용한 아이오넷이 컴퓨팅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지 주목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