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의 무료 환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환투기를 비롯한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은행들이 잇달아 비대면 환전에 한도를 설정하며 대응에 나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쏠편한환전, 모바일금고, 인터넷환전, ATM환전 등 비대면 환전에 합산 기준 월간 3만 달러(약 4111만원)의 한도를 10일부터 적용한다. 월간 한도는 매월 1일 초기화된다.
지난달 27일부터는 인터넷 환전의 영업시간 내 건별 신청 가능금액을 2만 달러에서 1만 달러로 줄였다. 또 1만 달러로 일간 한도를 새로 적용했다.
하나은행도 비대면 서비스인 ‘환전지갑’에 월간 및 연간 한도를 이달 중에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하나원큐 및 인터넷뱅킹 합산 기준 월간 3만 달러, 연간 10만 달러까지만 환전이 가능하다.
이에 4대 시중은행 모두 비대면 환전에 월간 또는 연간 한도를 신설하게 됐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달 1일부터 비대면 환전 서비스인 ‘환전주머니’에 월간, 연간 한도를 신설했다. 환전 신청 금액을 월간 3만 달러, 연간 10만 달러로 제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인터넷, 모바일 앱, ATM 등 비대면 환전서비스의 월간 신청 한도를 신설했다.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3만 달러까지만 환전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위해 환전하는 금융 소비자들을 위한 비대면 환전 서비스가 도입 취지와 달리 환투기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될 우려가 있어 이를 막기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 환전 한도를 초과할 경우 추가 환전을 위해서는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무료 환전 서비스 도입으로 환전 경쟁을 시작한 토스뱅크도 외화통장 출시 3주만에 1회 입금한도를 신설한 바 있다. 4월부터는 일 거래한도를 1000만원 상당 외화금액으로 제한했다. 월 거래한도는 기존 30만 달러에서 1억원 상당으로 축소했다. 무료 환전을 이용한 초단기 환투기가 발생하자 이에 대응한 조치였다.
은행권의 무료 환전 서비스가 확산하는 데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 수요는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관련 지표가 발표되고 금리 향방에 대한 전망이 바뀔 때마다 오르내린다.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엔화를 활용한 재테크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었다.
한편 해외여행객을 겨냥한 은행권의 무료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7~8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용 고객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하나금융의 해외여행 서비스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가입자 수가 500만을 돌파했다. 신한은행의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70만장을 돌파했다. 국민은행의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출시 4일만에 10만장이 발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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