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가영 기자] 암호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 금지 이후, 최초로 블록체인을 통한 해외송금이 가능해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자회사 코인원트랜스퍼가 암호화폐를 배제하고 블록체인 기반 송금으로 사업방향을 바꾸면서다.
작년부터 정부는 아무런 법적근거없이 돌연 암호화폐 송금을 막았다. 사업재게에 나선 코인원트랜스퍼는 기존 송금과 차별점으로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송금 속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블록체인 이용한 해외송금 길 열려
월드뱅크(World Bank)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해외송금 규모는 약 17조 원에 이른다. 여러 핀테크 기업들은 해외송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낮은 수수료와 높은 속도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핀테크 업체 중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는 코인원트랜스퍼의 ‘크로스’가 최초다. 해외송금 규모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코인원트랜스퍼는 기존 연간 2,000만원이었던 송금 한도를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기존 은행권의 해외송금을 위한 은행 공동망인 스위프트(SWIFT)는 수수료가 송금액의 4~6%였고, 송금 기간도 평균 2~3일이지만 정보를 수정할 경우 은행에서 확인 과정을 거치느라 몇 주일이 더 걸리기도 했다. 반면 크로스의 송금 수수료는 1% 이며, 송금 시간은 5분 내외다.
송금 가능한 금액은 태국의 경우 건당 150만 원, 필리핀은 건당 30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연간 한도는 2,000만 원이다.
핀테크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소액 해외송금에 대해 일단은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첫 시도인 만큼 시장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핀테크연합회 홍준영 의장은 “블록체인이 해외송금에 활용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본다”라면서도 “플랫폼은 이용자 수로 인정받는데, 기존 해외송금 서비스가 많기 때문에 이용자 수가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핀테크지원센터 정유신 센터장 또한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된 사안이라면 국가적 제동 없이 운영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사용자가 늘어났을 때 실제 운영에 문제가 없어야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에 시작된 서비스, 왜 늦어졌나
크로스는 암호화폐 없이 블록체인만 활용한 서비스다.
코인원이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에는 암호화폐를 활용했다.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의 국가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에 따라 서비스 진행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모델을 바꿨다. 암호화폐를 배제하고 블록체인만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사업 방향을 바꾸고 소액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은 올해 8월이다. 라이선스 취득이 늦어지면서 서비스 런칭도 10월로 늦춰졌다.
사업 방향이 틀어진 이유는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때문이다. 올 초 기획재정부는 소액해외송급업 등록 기업에 암호화폐를 이용한 송금업무를 하지 말라는 요구했다.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높아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해외송금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법으로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올 초 정부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하지 말라는 구두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금융감독원에 정식으로 등록된 국내 소액해외송금업체는 총 18곳에 이르지만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곳은 없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신 대표는 서비스 방향은 바뀌었지만, 소비자로서는 차이점이 없다고 설명하며 “암호화폐는 자산가치와 연동되어 송금이 쉽게 이루어지지만 가격변동성, 정식 송금업체나 은행이 아닌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가격변동성 문제가 해결되고, 금융당국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면 암호화폐를 활용한 다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7월 외국환거래법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금융회사가 아니더라도 자기자본 20억 원 이상, 외환전문인력, 외환전산망 연결 등의 요건을 갖추면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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