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장 규모 등은 선진국 진입 요건 충족”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글로벌 펀드의 투자 지표가 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조만간 연례 시장 재분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선진국 지수로 편입시 장기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한국은 이번에도 선진국 편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오는 20일(현지시간)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 재분류 결과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이머징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머징 지수에 남아있는 것보다 선진국 지수로 포함되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매년 번번이 선진국 진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경제 규모나 시장 규모로 봤을 때 진입 요건을 충족하지만 주식시장 접근성에 대한 평가가 편입 요건에 못미친 영향이다.
MSCI는 시장 재분류 결과 발표 2주 전인 지난 6일(현지시간) 시장 접근성 평가 보고서를 먼저 발표했는데 한국 정부가 MSCI 선진국 편입을 위해 조치한 것들에 대해 엄격하게 평가했다. 예를 들어 투자자 등록제도 개선과 결제시스템 인프라 개선 등은 긍정적이지만 이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영문 공시, 외환시장 개방 등에 대해서는 실제 제도가 실행돼야만 평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배당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 절차를 도입했지만 적용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고, 모든 기업이 개선된 제도를 도입해야 평가가 가능하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특히 공매도 금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장인프라 중 공매도 항목에 대해 지난해 일부 개선 필요에서 올해 개선 필요로 변경한 것이다.
앞서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정책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는) 많은 변수가 있고 공매도도 많은 체크 사항 중 하나인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는 MSCI 편입과 관련된 여러가지 제도 개선사항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시장 재분류 결과가 곧 발표되지만 올해도 한국 증시의 선진국 편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선진화 노력에도 MSCI는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완전히 제도가 정착되고 1년 이상 평가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전체적인 점수를 살펴보면 2개 항목에서 평가가 개선됐고 1개 항목(공매도)은 평가가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MSCI는 글로벌 주요 증시를 ▲선진국(미국, 일본 등 23개국) ▲이머징 국가(한국, 중국 등 24개국) ▲프론티어 시장(아이슬란드, 베트남 등 28개국) ▲독립 시장(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등 12개국) 등으로 분류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펀드매니저 등은 MSCI 시장 분류 기준을 참고해 국가별 투자 자금 규모를 결정한다.
한국은 지난 1992년 이머징 국가에 편입됐고, 2008년 선진국 승격 관찰대상국에 등재됐다. 하지만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