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하버드대 경제 및 공공정책학과 케네스 로고프 교수가 비트코인이 복권 티켓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로고프 교수는 1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일부 사람들은 암호화폐가 전성기를 지나 돌이킬 수 없는 하향 추세에 있다고 믿으면서도 실제로 그 가치가 0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글에서, 비트코인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이 금과 달리 통화 외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디지털 금’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고프 교수는 경제 선진국들의 경우 자금 세탁 가능성 때문에 암호화폐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기능이 제거되면 대중들도 암호화폐에 대한 매력을 잃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규제 당국은 탈세 및 범죄 행위를 조장하는 거래 기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점차 각성하고 있으며, 스웨덴, 중국 등의 중앙은행들은 자체적인 디지털 통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새로운 통화의 경우 민간 부문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만 결국 정부가 개입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로고프 교수는 경제학자들이 50년 동안 연구한 결과 쓸모 없는 자산의 거품이 결국 사라졌으며, 실질 가치가 없는 자산들의 경우 이러한 역사적 사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비관론자 중 한명인 로고프 교수는 비트코인의 공급과 일상에서의 사용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비트코인의 적정 가치를 계산하는 연구 등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그는 “이런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 비트코인은 실제 거래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적고, 향후 가격은 10만달러가 아닌 100달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