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아파트 매매 거래량, 전셋값 등과 함께 집값 선행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90% 안팎을 회복하면서 일각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집값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서울 내 아파트 경매 건수는 전월(351건)보다는 다소 적은 총 275건으로, 이중 117건이 낙찰됐다. 평균 응찰자 수는 8.66명으로 올해 1월(8.95명) 이후 가장 많았다.
이에 따른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42.5%를 기록, 전월(45.3%)보다는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40%대를 유지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89.1%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90.6%)보다는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4월 76.5%로 저점을 찍었다가 다시 80%대를 회복하기 시작, 지난 4월 약 1년8개월만에 90% 선을 다시 넘기며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집값 상승기였던 지난 2021년 당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1개월 연속 100%를 넘겼던 것을 고려하면, 집값 선행지표 중 하나인 낙찰가율이 최근 90% 안팎까지 높아진 것은 시장 반등의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고금리 여파로 아파트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호도 높은 지역과 단지 위주로 낙찰가율이 강세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상위 10건은 송파, 강남, 용산 등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은 지난달 20일 감정가(20억)보다 2억3500만원 높은 22억3500만원에 낙찰되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 중 낙찰가율(111.80%) 1등을 기록했다.
또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106.5%), 성동구 금호동1가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105.4%),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102.8%), 용산구 용산동5가 파크타워(101.5%) 등에서 나온 경매 물건들이 모두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강남 지역 아파트도 경매에서 유찰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있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순히 낙찰가율 상승만으로 시장의 반등을 확신할 수는 없다며 낙찰시점의 시장가치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수호 나라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최근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의 상승은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세에 있고 경매 감정평가액이 현재의 시세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으로, 현재 아파트 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은 현재의 아파트 시장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의 낙찰가율은 경매건수가 증가할수록 시장성이 낮아지면서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에, 감정평가액과 지금의 시장가치를 잘 비교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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