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6원 넘게 급등하며 이달 들어 처음으로 138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늦춰지며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주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매파 시그널이 높아질 경우 1400원대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6.1원 오른 1381.4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31일(1384.5원) 이후 5거래일 만에 1380원대로 재진입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14.2원 오른 1379.5원에 장을 나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장중 최고가는 1379.5원이며, 최저가는 1379.2원이다.
미국의 깜짝 고용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작용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7일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지난달보다 27만2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4월 증가 폭(16만5000개)과 시장 예상치 19만개를 크게 웃돈 수치다.
평균 시간당 소득도 지난달보다 0.4% 늘며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실업률은 4월(3.9%) 대비 0.1% 포인트 증가한 4.0%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4%대를 보인 것은 202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의 금리 결정에 주요 근거로 작용하는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 이번주 열리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시그널을 보일 가능성도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9월 미 연준의 인하 가능성은 일주일전 60%대 후반에서 이날 48%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104.9포인트로 전일대비 0.8포인트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달 12일(현지시각) 미국의 FOMC가 열리는 만큼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매파적 회의가 되면서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하 예상 횟수가 기존 2회에서 1회로 줄어들 경우 달러화의 추가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원·달러 상단으로 1410원을 제시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로 다시 작아진 9월 미 연준 금리인하 불씨가 6월 FOMC 회의 이후 재차 살아날지가 관건”이라면서 ” 6월 FOMC 회의는 매파적 기조를 띨 공산이 높은 가운데 점도표 상 올해 금리인하 폭 수정 여부가 주목된다”고 봤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지난 3월 FOMC에서는 연준이 목표 금리를 4.6%로 제시했지만, 미국의 여전히 양호한 경기 및 경직적 물가로 인해 이번 FOMC에서는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면서 이번주 환율 예상 범위를 1355~1395원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29.55포인트(1.09%) 떨어진 2693.12원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5.12포인트(0.59%) 내린 861.06원이다. 외국인은 각각 935억원어치와 859억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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