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5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주택 매매 거래가 증가하고 주택도시기금 등 정책 대출의 은행 재원 공급분 확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늘면서다.
12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7109억원)까지 감소했다가 4월(+2조3000억원)부터 상승 전환했다. 그러다 올해 3월에는 1조7000억원 줄며 1년 만에 감소했지만 4월(+5조원) 다시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고 기타대출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870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주담대는 5월에만 5조7000억원 늘며 전달(4조5000억원)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다.
주담대는 주택거래 증가 등에 따른 자금수요가 지속되고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2차 보전 방식으로 공급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도 4월 보합에서 5월에는 7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가정의 달 등 영향이 이어지며 300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과 4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3만9000가구와 3만7000가구를 기록했다. 3월과 4월 입주 물량은 각각 3만800가구와 2만가구였는데 5월에는 3만 가구로 다시 반등했다. 전세거래량은 3월과 4월 각각 5만5000가구와 4만4000가구로 집계됐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5월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이 다소 높은 증가세를 보였는데, 주택 거래 증가와 주택도시기금 정책 대출의 2차 보전 방식을 활용한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5월에는 주택도시기금 정책 대출이 은행 지원으로 대부분 공급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예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현재로서는 가계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최근 주택 거래가 일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주택시장 상황 변화와 통화정책 기대가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에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6조9000억원 늘며 129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갔으나 증가폭은 계절요인 소멸 등으로 상당폭 축소됐다.
대기업대출(+6조5000억원→+1조1000억원)은 전월 계절요인(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배당금 지급) 소멸 등으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중소기업대출은(+5조4000억원→+5조8000억원)은 일부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시설자금 수요 확대 등으로 증가세 지속했다.
회사채 발행은 연초 대규모 선발행, 계절요인 등에 따른 발행물량 축소 등으로 전월에 이어 순상환 지속했다. CP·단기사채(+3조6000억원 → +1조4000억원)는 우량물 중심으로 소폭 순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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