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총 하루 앞두고 사전투표서 찬성표 많은 듯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에게 수십조원을 지급하는 이른바 ‘보상안’의 재승인 표결이 큰 표차로 통과되고 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에 대한 보상안 재승인 안과 테슬라의 법적 본거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는 두 가지 주요 안건이 현재까지 “큰 표차(Wide Margins)로 통과되고 있다”면서 “지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은 머스크가 일정 기준을 달성할 경우 560억 달러(약 77조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으로, 지난 2018년 테슬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됐다.
그러나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델라웨어주 법원에 이를 무효로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1월 잠정 승소하면서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테슬라 이사회는 주주들이 머스크 보상안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항소심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13일 주주총회에 이 안건을 다시 상정했고, 주총 전날인 12일 오후 10시59분(미국 중부 표준시 기준)까지 우편과 온라인 등으로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테슬라 측은 최근 몇 주간 기관투자자와 개인 소액주주들 모두에 지지를 호소해왔다.
이번 사전투표 결과 재승인 가능성이 높게 나오는 것은 머스크와 테슬라 측에 희소식이지만 최종 판결이 무조건 이를 따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파이퍼 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는 “사전투표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이 아니며 보상안은 여전히 불법으로 판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앞서 델라웨어 법원은 판결 시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보상안을 무효화했는데 이번에는 주총에 앞서 공시를 강화했음을 고려할 때 보상안 재승인에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연례 주총은 13일 오스틴에 있는 본사에서 열리며 뉴욕 시간으로 오후 4시 30분부터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퍼드와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바론 펀드를 운영하는 론 바론 등은 보상안 찬성입장을 밝혔다.
테슬라의 오랜 투자자인 바론은 머스크의 보상안을 지지하는 공개서한에서 지난 2018년 주총에서 투표한 주주들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한다면서 “머스크가 없다면 테슬라도 없었을 것이고, 이 투표는 그가 회사에 남아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노르웨이 국부펀드나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반대 의사를 밝혔고, 기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 루이스도 반대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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