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둔화세에 금융시장이 안도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연고점에 다가섰고 원·달러도 한때 10원 가까이 떨어졌다. 다만 장후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전망 횟수 축소가 부각되며 코스피는 상승폭을 축소했고 환율도 낙폭을 줄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72포인트(0.98%) 오른 2754.89에 마감했다. 장 초반 2776.72까지 올라 연고점에 다가갔지만 막판 오름세를 줄여갔다. 외국인은 1조5339억원을 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4035억원과 1038억원을 순매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6포인트(0.08%) 오른 871.33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735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개인도 19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192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는 6월 FOMC에서 5.25~5.50%로 정책금리를 유지했다. 7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1%로 제시돼 연내 기준 금리 인하 횟수는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내 2회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같은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됐다는 점이 부각되면서다. 파월의 발언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됐다. 5월 CPI는 전년대비 3.3% 올라 시장 추정치(3.4%)를 하회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예상대로 고용이 둔화되고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재개된다면 여전히 올해 2차례 금리 인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씨티(Citi)는 “완만한 인플레이션만으로도 9월 금리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62%로 전날 53%보다 높아졌다. 연내 2회 내릴 확률도 62%로 절반을 웃돈다. 미 증시도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했다. 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0.85% 오른 5421.03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전일보다 1.53% 올라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국고채 2년물 금리는 3.5bp 내린 3.340%를, 5년물은 4.3bp 떨어진 3.289%로 집계됐다. 10년물은 3.341%로 전일대비 4.1bp 낮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104.71로 0.53포인트 낮아졌다. 이 영향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3원 내린 137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원 오른 1366.2원 오르기도 했지만, 점차 낙폭을 줄여갔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장초반 CPI 둔화세가 환율에 크게 작용했지만, 후반에는 FOMC 점도표 상 연내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됐다는 점이 부각되며 낙폭을 축소했다”면서 “시장 평가보다 연준이 매파적일 수 있다는 신중론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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