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소위 ‘차이나 쇼크’가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중국 경제 지표 둔화가 내년 글로벌 경제 한파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고,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데 따른 파장이 월가를 덮쳤다.
1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96.87포인트(2.02%) 하락한 2만4100.51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50.59포인트(1.91%) 내린 2599.9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59.67포인트(2.26%) 6910.66에 거래를 마쳤다.제조업과 서비스업, 민간 소비 등 실물경기 전반에 걸쳐 중국과 유럽의 하강 기류가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말을 불과 2주일 가량 남겨두고 있지만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는 엿보기 힘들다.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국내외 경제 지표 후퇴가 ‘팔자’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과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 등 투자자들이 인내하고 있던 악재를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2020년까지 암울한 경기 전망을 투자자들이 주가에 적극 반영, 추세적인 반등을 가로막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고조된 가운데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4월 이후 최저치로 밀린 데 이어 2월 저점을 테스트할 움직임이다.
INTL FC스톤의 유세프 압바시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실물경기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시장은 호재를 기다리고 있지만 크고 작은 경제 지표는 험로를 예고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날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및 소매 지표의 부진은 전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완다의 스티븐 이네스 아시아 태평양 트레이딩 헤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리스크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성 추문 여성에 대한 입막음 돈부터 취임위원회 기부금까지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정국 혼란이 가뜩이나 한풀 꺾인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다.
미국 경제 지표는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11월 소매 판매가 0.2% 상승해 투자자들의 전망치인 0.1%를 웃돌았고, 같은 기간 산업생산이 0.6% 상승해 시장 기대치와 일치했다.
종목별로는 존슨 앤 존슨이 베이비 파우더에 석면이 사용됐다는 소식에 10% 이상 폭락했고, 코스트코는 회계연도 1분기 매출액이 시장 예상치에 미달하면서 9% 가까이 밀렸다.
스타벅스는 중국 비즈니스 확장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2% 이상 하락했고,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는 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에 7%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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