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미국 법원이 권도형과 테라폼 랩스에 부과된 45억 달러 배상 합의를 승인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3일 즉각 성명을 내고, “정의의 실현”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리플 랩스(Ripple) 변호사들은 “테라 배상액과 비교해 SEC의 리플에 대한 20억 달러 배상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SEC와 리플사가 각자에게 유리한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 SEC, “정의가 실현됐다”
SEC는 2023년 2월 16일 테라폼과 권도형을 증권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테라폼과 권도형에 대한 유죄를 확정하고, 양측은 총 45억 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권도형은 1억 1천만 달러의 환수와 1432만 달러의 이자, 800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상품의 경제적 현실이 증권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테라폼과 권도형의 사기 행위는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말했다.
SEC 집행국장 거비르 S. 그레왈도 “테라와 권도형은 암호화폐의 성배를 달성했다는 거짓 주장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증권 사기를 저질렀다”며 “SEC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 리플, “우리는 테라처럼 사기치지 않았다…벌금 20억달러 과도하다”
한편, 리플은 SEC와의 소송에서 벌금을 줄이기 위해 테라폼 사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리플의 법률팀은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SEC가 요구한 20억 달러의 벌금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리플 변호사들은 테라폼 사건의 합의를 근거로 들며 “SEC의 요구가 과도하다. 1000만 달러 이하의 벌금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리플 변호사들은 Block.one, Genesis Global Capital, Telegram 등 유사 사건을 예로 들었다.
“비교 가능한 사례들에서 SEC는 피고의 총 수익의 0.6%에서 1.8% 사이의 민사 처벌에 동의했다. 테라폼 사례도 이 패턴에 맞는다. 반면, SEC는 리플에 대해서는 사기 혐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민사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리플 변호사들은 “법원이 SEC의 불균형적이고 전례 없는 요구를 기각하고, 1000만 달러 이하의 적절한 민사 벌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암호화폐 업계의 긴 법적 분쟁
2024년 4월, 2주간의 재판 끝에 테라폼과 권도형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리플과 SEC의 소송은 2020년 12월부터 진행 중이다.
2023년 7월, 판사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는 XRP 토큰이 거래소에서의 프로그램 판매에 대해 증권이 아니라고 판결해 중요한 법적 선례를 남겼다.
SEC는 2023년 10월,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와 회장 크리스 라르센(Chris Larsen)에 대한 소송을 기각하고, 리플과의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EC와 리플사 간의 향후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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