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밈주식 열풍의 진원지 키스 길(Keith Gill)을 놓고 월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15일자 블룸버그 기사를 보시죠.
쟁점은 길이 다시 돌아와 게임스탑 주식과 옵션을 샀고, SNS와 유튜브에서 ‘자신의 투자 논리를 설파’ 한 것이 주가조작에 해당하느냐 입니다.
길이 계좌를 가지고 있는 증권사 이트레이드는 그의 계정을 정지시키는 것도 고민 중입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길의 스냅샷(계좌 공개)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히 자신의 투자 논리를 실행하는 것이며, 조작으로 보기 어렵다. 그의 주식 가치에 대한 논리를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조작적 행동을 해서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면, 악의적 의도를 증명하기 어렵다.” – 로펌 로프스 앤 그레이(Ropes & Gray)의 자본시장그룹장 크레이그 마커스(Craig Marcus)
뭔가 찜찜한데 위법은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과거 머스크도 테슬라 주식, 밈코인 도지코인에 영향을 주는 말을 트윗에 많이 올렸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의 트윗 질을 삼가하게 만드는 법원 명령을 받아냈지만, 주가 조작으로 기소하지는 않았습니다.
밈주식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포효하는 고양이(Roaring Kitty 길의 SNS 활동명)’는 영웅입니다. 기관 투자자 공매도 세력을 무찌른 개미의 영웅.
2021년 밈주식 대전에서 승리한 후 길은 억만장자가 됐습니다. 이번에 게임스탑을 다시 샀고, 그의 포지션은 무려 5.5억 달러에 달합니다. 컴백한 길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원래 밈주식 열풍은 우리 대 그들, 여기서 ‘그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적, 게임스탑을 공매도한 세력 간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이제 누가 ‘그들’인지 잘 모르겠다.” –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Steve Sosnick)
블룸버그는 길에게 공매도 세력이 적이냐고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공매도는 알고리즘 트래이딩, 퀀트 트래이딩의 일종입니다. 게임스탑에 대해 좋고, 나쁜 ‘감정’ 따위는 없습니다.
에이지크로프트 파트너스(Agecroft Partners)의 CEO 돈 스테인브루지(Don Steinbrugge)의 말을 들어보시죠.
“일부 퀀트 트래이더들은 가격 추이를 보는 수학적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 모델은 주가가 큰 하락 변동성을 보일 것 같으면 기계적으로 신속히 매도한다. 언젠가는 소매 투자자들도 밈주식이 엄청난 위험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밈주식이 밀레이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도 게임처럼 재미(fun)를 추구한다는 건데요. 공매도 세력을 빌런으로 보고, 기관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전사가 되어 인질로 잡힌 게임스탑 주식을 구해낸다?
윌리엄 앤 메리(William & Mary) 대학의 경제학 부교수 피터 앳워터(Peter Atwater)의 말을 들어보시죠.
“3년 전에는 이 일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이 문제에 더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키스 길의 이러한 행동이 계속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키스 길도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 같습니다. 지난주 게임스탑 주식 차트를 켜놓고 한 시간 가량 라이브 스트리밍을 했습니다. 수 십 만 명이 지켜보는 라이브가 진행되는 동안 게임스탑 주가가 요동을 쳤는데요.
키스 길은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Do I have to be careful what I say here?”(저 말 조심해야 하나요?)
우리나라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물이 있죠. 오태민. 그를 집요하게 파고 있는 변창호코인사관학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키스 길이 아주 잠깐, 진짜 순간적으로 떠올랐다가 사라졌습니다.
‘조작범? 영웅? 그냥 펀?’
오태민과 키스 길은 결정적으로 다른 데가 있습니다. 키스 길은 자기 돈을 게임스탑 주식에 다시 박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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