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가영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올스타빗을 방문하면 텅 빈 사무실만 볼 수 있다. 직원도, 컴퓨터도 없다. 고객센터 연결도 안 된다. 최대 40일째 출금이 지연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하소연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 텅텅 빈 사무실…직원들은 어디에
14일, 블록미디어는 올스타빗 홈페이지 하단에 적힌 인천 청라 사무실에 찾아갔다. 당일 올스타빗은 사무실 내부공사 중이었다. 올스타빗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공사가 끝난 19일부터 내방객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다. 실제로 안내데스크 양 옆의 입구를 막고 출입문을 따로 만드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출금불가로 내방객이 늘어나면서 업무에 불편을 겪자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내부는 전혀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도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잠겨있는 사무실을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컴퓨터나 집기류 역시 보이지 않았다.
기자 외에도 올스타빗을 찾아온 투자자들은 여럿 있었다. 그들은 올스타빗과 연관이 깊다는 ‘올더마스터’ 회사에 찾아가보라고 귀띔해주었다. 올더마스터는 올스타빗에 상장된 ‘올더코인’의 발행사다.
◆ 법인계좌를 공유하지만 서로 잘 모르는 사이?
투자자들이 올스타빗과 올더마스터의 관계를 의심하는 이유는 두 회사가 계좌를 공유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올스타빗은 지난 10월 입금계좌명이 ‘올더마스터’로 변경되었다고 공지한 바 있다.
버스로 약 40분을 이동해 인천 서구에 위치한 올더마스터에 찾아갔다. 그리고 업체 직원에게 올스타빗과의 관계에 대해 물었다. 직원은 “올더마스터가 발행한 ‘올더코인’을 상장시킨 것이 올스타빗 거래소라는 점 외에는 접점이 없고 별개의 법인인 것으로 안다”며 “올스타빗이 금감원으로부터 집금계좌 의심을 받자 올더마스터가 임시로 계좌를 잠깐 빌려줬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현행법 중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과 전자금융거래법에 의하면 탈법행위를 위해 타인의 실명으로 거래를 해서는 안 되며, 예금통장을 빌려주는 ‘접근매체 대여’ 행위는 위법이다.
법무법인 주원 정재욱 변호사는 “이와 같이 차명계좌를 사용하는 것은 그 구체적 내용에 따라 금융실명법 위반이 될 수도 있고 대포통장과 같이 예금 통장을 양도, 매매하는 행위가 있었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 또한 “전자금융거래법 등 현행법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계좌를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 모두 처벌을 받는다”고 밝혔다.
계좌까지 공유하는 두 업체의 관계는 앞으로 경찰과 기자가 함께 밝혀내야 할 숙제로 남았다.
◆ 올스타빗의 새 대표는 어디에 있나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2일, 올스타빗에는 한 공지가 올라왔다. 대표를 포함한 운영진이 전부 교체된다는 내용이었다. 올스타빗의 현 상황에 대해 파악하려면 새로운 대표인 신 모 씨를 만나야했다.
신 씨는 올스타빗 외에도 전자상거래업을 한다는 C업체의 대표로 등록되어있다. 등기부등본에 적힌 대로 서울 강남에 소재한 C업체를 찾아갔다. 그 곳은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공유사무실이었다. 사무실 관리자는 C업체가 실제 입주업체로 등록되어있지만 신 씨는 자주 오지 않아 메신저로만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신 씨의 행방에 대해 수소문을 하던 중 한 제보자는 C업체의 위치가 서류상 주소와 달리 올스타빗 근처인 인천 청라에 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C업체는 거래소를 준비하는 회사로 알고 있다”며 “C업체에 찾아가 직원들에게 올스타빗에 대해 물었지만 다들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C업체와 올스타빗이 관계가 없다고 치부하기에는 수상한 점이 많다.
두 업체의 대표는 모두 신 모 씨다. 또한, 등기부등본 상으로 C사의 사내이사는 올스타빗의 기획팀장이었던 양 모 씨, C사의 감사는 올스타빗의 매니저였던 김 모 씨다. 임원급 인사가 세 명이나 겹치는 셈이다. 제보자는 C업체에 찾아가 직원과 대화를 나눴을 당시, 직원이 올스타빗에 대해 ‘우리’라고 지칭했다고 전했다.
◆ 이미 형사고소 진행 중인 투자자도 나와
올스타빗 공지사항에 따르면 19일부터 서비스가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서비스가 다시 운영되려면 직원들이 한창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한다. 세 곳이나 찾아가 봤지만 올스타빗의 새로운 대표인 신 씨와 올스타빗 직원들은 찾을 수 없었다. 고객센터와도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투자금 먹튀’를 우려한 투자자들은 이미 사기, 횡령 혐의로 올스타빗을 경찰에 신고했거나 변호사를 선임해 형사고소를 진행 중이다. 실제 경찰에 신고한 투자자는 “누적된 피해자들이 계속 신고를 하다 보니 인천서부경찰서에서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수사에 따라 투자자들이 의심하고 있는 올스타빗 출금불이행, 횡령, 임원진 해외 도주설에 관련된 내용이 밝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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