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에 비해 80% 이상 하락하고 이더리움 역시 90달러 이상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코인을 팔지 않고 버티는 이른바 ‘호들링’(HODLing)만이 더 이상의 가격 하락을 막는 방법이라는 주장이 많은데, 17일(현지시간) 코인센트럴이 그 의미를 분석했다.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을 금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금의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비트코인을 소위 ‘인터넷 골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는 평가 뿐이다.
비트코인이 인터넷 골드가 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 때문이다. 실제로 금이 세계적으로 돈처럼 통용되기까지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세상에 나온지 이제 불과 10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금에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성취라고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역사가 짧은 비트코인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들이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커피, 피자 등 간단한 지불에서도 이미 폭넓게 사용되고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비트코인의 가격 급락과 함께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 역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비트코인 가격 자체의 하락보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실제 사용이 줄어드는 것이 비트코인에 대한 일부 유명인사들의 비관론보다 더욱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5년 전 비트코인 일일 평균 거래량의 약 90%는 범죄 활동에 연관된 것이었다. 이에 비해 현재는 그같은 비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범죄 관련 물량의 비율이 급감한 공간을 차지한 것이 바로 비트코인 대박을 노리며 장기 보유를 고집하는 ‘호들러’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지불 수단이 아닌 오로지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투자 방법으로만 보고 있으며, 그 목적을 위해 호들링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들링은 10년 전 비트코인을 개발한 나카모토 사토시의 구상이 아닐 것이다. 비트코인은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통화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실제 사용되는 통화로서 힘을 실어주는 노력이다. 즉 투자 수익을 바라며 무조건 보유하는 방법이 아닌 비트코인에게 통화로서 본질적인 가치를 부여해 실제 통화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