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2017년 12월17일은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치 2만달러를 기록했던 날이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그동안 암호화폐 시장이 지나온 과정을 마켓워치가 정리했다.
비트코인은 2017년 한해 동안 무려 1000% 이상 가격이 올랐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위원회(Cboe)는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했다.
위상이 애매했던 암호화폐가 말 그대로 주류 금융시장에 진입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거액을 버는 세상이 온 것 같았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12월17일 최고치를 기록하기까지 12주 동안 11주 상승했고, 이전 9개월 중 8개월 동안 수익을 냈다.
데이 트레이더들은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했고, 분석가들은 급등 전망을 계속 내놓았으며, 투자자들은 끝없는 가격 상승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크립토 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최고치를기록한 직후인 2018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85개의 암호화폐 관련 펀드가 출시됐다.
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에 분위가 반전됐다. 올해 1월 시작된 시장의 조정은 곧 시장의 붕괴로 이어져 소위 “암호화폐의 겨울”이 찾아왔다.
시장의 급락이 이어지자 혼란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고,상황이 더욱 악화되며 큰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 중 암호화폐 부분을 털어버리고 시장에서 발을 빼기에 이르렀다.
워런 버핏, 누리엘 루비니 교수 등 암호화폐 비관론자들의 암호화폐 종말론이 이어졌고,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도 큰 폭의 반등 전망을 계속하던 분석가들도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2018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만5000달러에 달할 것이라던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지난 11월 전망치를 1만5000달러로 낮춘 후 12월에는 급기야 당분간 가격 전망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연말이 되자 분석가들은 규제 장벽, 글로벌 시장 환경 악화 등 광범위한 요소들이 암호화폐 시장의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11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과정에서 벌어진 진영 간 논쟁과 ICO(암호화폐공개) 시장의 혼란 역시 시장을 어렵게 만든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 출신 암호화폐 헤지펀드 운영자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하드포크 논란이 비트코인의 하락을 부추겼다는 사실에 동의하며, 여기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일부 ICO에 대한 제재 등이 이어지며 충격을 더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