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테더(Tether) 발행사의 은행 계좌에 거액의 달러 잔고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는 테더가 달러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의론자들은 테더가 실제 달러로 지지받고 있다는 회사측 주장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은행 명세서 검토 결과 이 같은 두려움은 근거 없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검토한 테더 발행사(Tether Ltd.)의 은행 서류는 4개월치 현금 잔고 내역을 보여준다. 소식통은 명세서 일부는 규제 기관들도 공유한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은행 계좌에 테더 한개당 실제로 미화 1달러에 해당되는 현금이 예금돼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하며 검토한 서류가 회사 재무상태를 완벽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그 어느 서류보다 구체적 내용을 제공해준다고 보도했다.
명세서는 푸에르토리코 노블뱅크에 개설된 테더 계좌의 올해 1월 31일 현재 현금 잔고가 22억달러임을 보여준다.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의하면 같은 날 암호화폐시장에는 21억9500만달러의 테더가 존재했다. 2017년 9월과 10월 기준 은행 계좌의 현금 잔고와 암호화폐 테더의 가치도 일치했다.
사안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은행 명세서는 테더와 비트피넥스(Bitfinex) 양자간 현금 흐름을 보여준다. 테더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피넥스의 소유주는 같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더를 둘러싼 우려는 광범위하다. 구글에 “테더는 신용사기(scam)인가”라는 질문을 넣고 검색하면 수천건의 관련 글이 올라온다. 테더는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는 보도들도 나왔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테더의 현금 잔고 확인을 위해 Tether Ltd와 비트피넥스에 소환장을 보냈다고 블룸버그가 지난 1월 보도하면서 소동은 확산됐다.
테더 은행 계좌에 대한 CFTC 조사의 현재 진행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CFTC 대변인 에리카 엘리엇 리차드슨은 블룸버그의 코멘트 요청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보도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자신들이 검토한 은행 서류는 테더 계좌의 현금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그 현금이 지금 어디 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은행 명세서는 테더사의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제공한 것이며 정부 관리가 그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테더와 비트피넥스는 지난 3년간 여러 은행들과 거래했다.
테더와 비트피넥스의 법무 자문위원(general counsel) 스튜어트 회그너는 현금 잔고에 관한 논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