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으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6개월 만에 상승하면서 이를 반영한 은행권 대출금리가 소폭 올랐다. 반면 고정금리 지표인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하락세다. 고정형, 변동형 금리를 두고 대출자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74~6.733%로 집계됐다.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연 3.00~5.65%다.
은행연합회가 17일 공시한 5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6개월 만에 상승하면서 이를 기준으로 삼는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는 전날부터 상향 조정됐다. 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17일 연 3.72~5.12%에서 전날 3.74~5.14%로 인상됐다. 우리은행은 연 4.74~5.94%에서 4.76~5.96%로 올렸다.
5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한 바 있다.
반면 고정금리의 산정 기준인 은행채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7일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506%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 달 전(3.742%)과 비교하면 0.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이에 신규 대출을 앞둔 금융 소비자들은 고정형과 변동형 대출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고정금리를 택하는 게 유리하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낮은 데다 그 차이가 더 벌어졌기 때문”이라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한 만큼 당장 내야 할 이자를 줄이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격차를 줄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했다.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은 연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시장에서는 한은이 빠르면 4분기 또는 내년이나 돼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2%포인트로 미국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정형 주담대를 택하더라도 대출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향후 낮아진 금리로 대환대출을 택할 수 있다.
다음 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대출한도가 중요한 차주라면 고정금리 중에서도 혼합형보다 주기형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다음 달부터는 스트레스 금리 적용률이 25%에서 50%로 확대된다.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가산되면 이자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DSR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한도가 낮아진다. 또 주담대 유형에 따라 스트레스 금리 적용 비율이 다르다. 혼합형과 주기형 대출은 고정금리 기간이 차지하는 비중과 금리 변동주기 비중에 따라 10~100%가 차등 적용되며 변동형은 100% 적용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경우 주기형 주담대 금리가 혼합형보다 낮다”면서 “고정형 주담대를 택할 경우 유형에 따른 은행별 금리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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