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가영 기자]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로 꼽히면서 국내 대학원에 블록체인 학과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신기술인 만큼 이를 바라보는 학계시선이 엇갈린다.
◆ 국내 대학원에 블록체인 학과 속속 등장
최근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는 블록체인융합학과를 신설했다. 교수진은 총 25명이며 각각 소프트웨어, 정보시스템, 수학, 법학, 의학, 기술경영 등 다양한 전공 교수들이 포진해 있다. 기술연구만이 아니라 비즈니스도 함께 가르친다는 취지다.
동국대에서도 국내 첫 블록체인·핀테크 석박사 통합과정을 지난 9월부터 운영 중이다. 12명의 교수진들은 각각 경영정보공학, 컴퓨터공학, 통계학 등을 담당한다.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에서도 블록체인과 핀테크 전공 과정이 있다. 포항공대는 블록체인 석사학위과정을 신설했고, aSSIST 경영대학원(서울과학종합대학원)이 경영대학원 최초로 크립토MBA를 개설했다.
이처럼 다양한 과목이 들어간 이유는 블록체인이 융합학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컴퓨터공학이나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암호학, 경제학, 게임이론까지 포괄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블록체인을 이용해 비즈니스 모델과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하려면 경영학과 관련법규도 알아야 가능하다. 대학교 학부가 아니라 여러 학문을 융합해 가르칠 수 있는 대학원에서 블록체인 학과가 생기는 이유다.
◆ 대학원은 연구에 집중 VS 취업과 사업성도 고려 필요
블록체인 학과를 바라보는 학계 시건은 크게 엇갈린다. 수요가 늘어날 기술인만큼 적극적으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과 기존 학문에서도 연구 가능한데 굳이 새로운 학과를 만들어야 하느냐는 의견이다.
이러한 대립은 블록체인 학과의 성격을 연구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사업적 측면도 고려해야한다는 시각차이에서 나온다.
국내 한 대학교수는 사업과 취업시장에서의 ‘블록체인 붐’이 대학원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 블록체인 과목을 만들 수 있겠지만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학과 자체를 만드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블록체인의 인기가 시들면 학과가 없어질 수도 있는데, 국내 대학은 전산과 암호학 등의 원천기술 연구보다는 블록체인같은 응용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블록체인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기존 전산학에서도 연구를 통해 해결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블록체인이 맞닥뜨린 트릴레마 혹은 중앙화 문제들은 학과가 없이도 기존 원천기술인 전산학과 암호학 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취업시장이 얼어붙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고려하는 이도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학과의 수요와 더불어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전문가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블록체인이 신기술인 만큼 대학원 과정에서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교수진 기근에 대한 우려다.
한 대학교수는 “정부 정책을 통해 블록체인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고 하지만 전문인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은 여러 교수들이 지적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원은 연구가 중심이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면서 저명한 외국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반면 블록체인 학과를 만든 대학 측에서는 ‘전문가가 따로 있느냐’라는 주장도 있다. 블록체인이 융합학문이기 때문에 유관업계 전문가들이 진입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에만 특화된 전문가는 없고, 블록체인의 특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관련학과의 한 교수는 “오히려 ‘블록체인 전문가’라는 것이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냐고 묻고 싶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기존에 있던 암호학, 경제학, 컴퓨터공학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유관분야에서 일하던 전문가들이 블록체인을 공부해서 교육하기 시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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