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엔화예금 잔액이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엔·달러가 870원대로 떨어지자 엔화값 반등을 노린 투자가 늘면서다.
다만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점 인식에 외화예금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달러화예금이 하락세를 이어간 결과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5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 예금은 한 달 전보다 23억9000만 달러 줄어든 88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감소다.
거주자 외화 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예금이다.
통화별로 달러화 예금은 722억1000만 달러로 4월 말보다 21억2000만 달러 줄었다. 유로화예금은 전월말 대비 3억5000만 달러 감소한 44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종찬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달러화예금은 수입 결제 대금 지급과 달러 고점 인식으로 기업들의 예비용 자금 확보가 줄어든 영향이 작용했다”면서 “유로화예금은 결제대금 지급, 일부 외국계 기업의 국내투자 확대 등에 줄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 3월 1330.69원에서 4월에는 1367.83원으로 올랐다가, 5월에는 1365.39원으로 1300원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엔화예금은 3억6000만 달러 늘어난 10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상승 전환으로 엔화예금이 1000억 달러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장은 “엔화예금은 엔화 약세의 강세 전환 기대에 비은행금융기관의 투자자예탁금과 개인예금 등이 증가했다”고 했다. 원·엔 평균 환율은 4월 중 889.97원에서 지난달에는 875.88원으로 떨어졌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 잔약은 739억5000만 달러로 25억6000만 달러 감소한 반면, 개인예금은 1억7000만 달러 늘어난 15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은행 예금 잔액은 788억6000만 달러로 26억8000만 달러 감소한 반면, 외은지점은 101억 달러로 2억9000만 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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