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정선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 유가는 4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여름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가 지속됐으나 미국의 탄탄한 경제지표와 금리인하에 느긋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고, 이는 유가에도 부담 요인이 됐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56달러(0.69%) 하락한 배럴당 80.7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는 주간으로는 2주 연속 올랐다.
이번 주에 8월물 WTI는 2.68달러(3.43%) 상승했다. 이달 들어 유가는 4.86% 상승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47달러(0.6%) 하락한 배럴당 85.24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미 달러 강세의 여파를 받았다.
여름 드라이빙 시즌 동안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최근 4월말 이후 최고치인 82달러대를 기록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하루 940만배럴(bpd) 급증했고, 이는 팬데믹 이후 같은 시기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7월 4일 독립기념일 휴일을 맞아 약 7천100만명의 미국인들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에 대한 기대는 지속됐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여건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유가는 반락했다.
유가는 달러화로 가격이 표시되는 만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다른 통화로 원유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게 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5.810까지 올라 지난 5월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매수세가 누그러지면서 유가는 점차 레벨을 낮췄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견조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6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5.1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54.0을 상회하는 수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5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계절조정치)는 전월대비 0.7% 감소한 연율 411만채로 집계됐다.
5월 기존주택 중간 가격은 전년 대비 5.8% 급등한 41만9천30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둔화 조짐 속에서도 탄탄한 미국 경제지표는 연준의 금리인하 행보를 제한하고 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은 새로운 국면이 계속 전개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전면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 정부 내에서 이스라엘의 방어 능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 방송은 미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아이언돔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이 헤즈볼라의 공격에 제압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원유 수송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다. 이에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따른 부담은 원유시장에 직격탄이 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의 군사적 충돌이 지속될 경우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TD증권의 라이언 맥케이 수석 상품 전략가는 “원유는 여전히 회복력이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며 “재고 감소가 적절한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랠리가 약해질 수 있다고 여전히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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