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과 지방 간 집값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은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울은 주요 지역과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하면서 아파트 10채 중 6채는 전고점 대비 80% 이상 회복된 가격에 매매됐다. 또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반면 지방에서는 매물 적체 현상은 여전하고,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집값은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은 집값 약세가 지속하면서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매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0.02% 내렸다. 전월(-0.05%) 대비 하락폭이 줄었다.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4월보다 0.14%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개별지역은 송파구(0.28%)가 잠실·신천·문정동 등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적었던 단지 위주로, 서초구(0.24%)는 반포·잠원동 등 선호 대단지 위주로, 강남구(0.23%)는 압구정·역삼·대치동 위주로, 영등포구(0.22%)는 당산·여의도 구축 위주로 상승하는 등 강남지역 상승세가 지속됐다.
강북지역은 성동구(0.53%)가 금호·옥수·행당동 위주로, 용산구(0.30%)가 한강로·이촌동 등 주요 관심단지 위주로, 마포구(0.24%)는 용강·아현·신정·대흥동 등 선호단지 위주로, 중구(0.16%)는 황학·신당동 위주로 상승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
반면 지방 집값은 0.06% 떨어지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축·역세권 등 선호 단지 중심으로 갱신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대기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인근 구축 아파트에서도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으로 중심으로 주택 공급부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집값 폭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연간 서울이 1.8%, 수도권은 0.9% 상승할 것으로 봤지만, 지방은 2.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방에서도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지방광역시 내 아파트는 오는 9∼10월께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산연의 설명이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주택 공급 부족 상황과 맞물려 2025~2026년 집값 폭등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착공 물량이 35만 가구로 작년(24만2000가구)보다 늘었지만, 예년 평균(약 52만 가구)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지방 부동산의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지방은 소득 격차뿐만 아니라 자본 이득의 차이까지 벌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기준금리와 정부 정책 등 집값을 결정하는 다양한 외부 요인들이 더해져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와 선호도가 높은 지역인 수도권 집값은 유지되거나 오르고, 지방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 간 양극화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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