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입지와 가격 경쟁력 등을 갖춘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 단지는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비인기 지역은 모집 세대 수보다 신청이 적은 단지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시장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23일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 분석에 따르면 올 1~5월 청약에 나선 26만5934명 가운데 61.7%는 청약경쟁률 상위 10% 단지에 청약했다. 55.4%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6.4%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이는 상대적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는 단지의 비중도 높아졌다는 뜻이다. 지난해 청약한 250개 단지 가운데 미달(경쟁률 1:1 미만)을 기록한 단지는 84곳으로 33.6%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120개 단지 중 42.5%에 달하는 51곳이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난 11일 실시된 1순위 청약에서 45가구 모집에 2만2235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49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광진구는 신축 아파트가 귀한 데다 소규모 단지임에도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가 흥행 성공을 이끌었다. 규제지역이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1순위 청약에 3만6000여명이 몰려 청약경쟁률 442.32대 1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유보라(124.37대 1), 강동구 둔촌동 더샵둔촌포레(93.06대 1), 전주 완산구 서신동 서신더샵비발디(55.59대 1), 충남 아산시 탕정면 더샵탕정인피니티시티(52.58대 1) 등도 경쟁률이 높은 축에 속했다.
반면 경기 평택시 현덕면에 들어서는 ‘신영지웰 평택화양’은 992가구 분양에 21가구만 청약해 0.02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평택은 삼서언자 평택캠퍼스 조성,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일자리·교통 측면에서 모두 호재가 있음에도 최근 공급된 단지들이 흥행 참패를 나타내고 있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683가구 모집에 487명이 신청해 0.71대 1로 미달했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 대전 중구 태평동 라 테라스 PH42 등도 경쟁률이 1을 넘기지 못했다.
한편 분양가가 연일 오르다 보니 분양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향후 나올 단지보다는 싸다고 판단돼 뒤늦게 완판 행렬에 동참한 단지들도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11월 의정부 금오동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금오 더퍼스트’는 최근 100% 계약이 완료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말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공급한 ‘매교역 팰루시드’도 초기 계약률이 저조했지만 지난 4월 정당계약 두 달 만에 남은 물량이 모두 소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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