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실적 발표…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향방은
유럽의회 우경화·美 대선 토론회 스타트…정치 불확실성 확대
NH투자증권, 주간 코스피 2750~2880선 제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 지수의 2800선에 안착 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지표의 완만한 하향 안정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 기업 실적 호조 전망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의 실적발표로 이같은 기대감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유럽 의회의 우경화 우려에 따른 정치 불안과 미국 대선 TV 토론회 등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정치 이벤트로 단기 변동성이 불거진다면 매수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내외 환경의 긍정적 분위기가 코스피 2800선 안착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상당하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2750~2880포인트로 제시했다.
코스피는 지난 20일 전일 대비 10.30포인트(0.37%) 오른 2807.63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2800을 넘은 건 2022년 1월21일(2834.29)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코스피가 연일 상승하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삼천피(코스피 3000)’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의 완만한 하향 안정세,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기업실적 호조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주요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의 조건이 재차 성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 정치 불안, 미국 대선을 둘러싼 정책 리스크 등 단기 변동성이 불거진다면 매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반기 중 코스피 밴드 상단을 3150포인트로 제시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상반기 수익률은 주요국 증시와 비교했을 때 부진했지만 결국 주가는 이익 수준을 따라갈 것”이라며 “시장은 내년 코스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주요국 증시 중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예정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발표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다.
마이크론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 이전에 4~5월 반도체 시장 동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벤트로 평가된다.
최근 월가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 증가와 범용 반도체 판매가격 상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 발표는 7월 첫째 주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들이 고점 우려는 변수다. 엔비디아는 연일 주가가 상승하며 지난 18일 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135.58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미국 증시 시총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동안 상승 속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듯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루 만에 3%대가 하락했다.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다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도 함께 휘청였다.
오는 28일에는 미국의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발표된다. PCE는 미국 연준이 가장 눈여겨보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근원 PCE 물가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보다 0.1% 상승하며 상승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미국의 5월 물가 안정세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성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디스인플레이션 기조에 힘이 실릴 것”이라면서 “이처럼 물가 둔화 신호가 부각되고 있는 점은 연내 2회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승하며 차주 미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는 증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안보와 경제, 이민 등 여러 분야가 불안한 유럽연합(EU)에서 의회 우경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6~9일(현지시간) 진행된 유럽 의회 선거 결과 극우 정당인 ‘유럽 보수와 개혁(ECR)’,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영향력을 확대한 반면, 중도 자유주의자, 좌파, 환경 파벌은 의석수가 줄어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집권 중도당이 국민연합(RN)에 참패하면서 조기 총선이 결정됐다.
미국에서는 오는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차 TV 토론이 진행된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바이든 대통령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송 이슈를 쟁점으로 삼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유럽 의회의 정책기조가 완전히 선회하지는 않겠지만 친이민과 환경 등의 기조는 다소 후퇴할 것”이라면서 “미국 TV 토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질 경우 주식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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