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메타 생성형 AI 모델 애플 인텔리전스에 통합 여부 논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애플이 지난 10여년 간 기술 협력에 날을 세워 온 메타플랫폼(이하 메타)과 인공지능(AI) 관련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 없는 속도의 AI 발전이 주요 기술 기업 간 예상치 못했던 동맹 형성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협력으로 메타의 확실한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을 애플의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통합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단독 보도하면서, AI 경쟁 후발주자로 갈 길이 바쁜 애플이 오랜 라이벌인 메타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애플은 소규모 자체 AI 모델을 개발했지만, 보다 복잡하고 구체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파트너사들에 의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첫 행보로 이달 초 애플은 생성형 AI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체는 애플과 메타가 그간 기술 이슈가 부상할 때마다 대립각을 오래 세워 온 만큼 AI 관련 파트너십 체결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두 회사 간 긴장은 10년 넘게 지속돼 왔으며, 지난 2021년 애플이 프라이버시 정책을 강화하면서 대립이 두드러졌다. 메타는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2022년에만 100억 달러 정도의 매출 손실이 초래된 것으로 파악했다.
올 초에는 메타가 광고주들에게 애플에 내야 할 30%의 서비스 수수료를 내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 냉전은 계속되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메타와의 파트너십은 기술업계 내 AI 경쟁에서 메타의 위상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다.
메타는 2023년 7월에 대형 언어 모델인 라마 2(Llama 2)를 출시했으며, 4월에는 최신 AI 모델인 라마 3(Llama 3)의 최신 버전을 발표했다.
라마가 기술업계 및 스타트업 사이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과의 계약 성사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메타 AI 부서에는 큰 승리가 될 전망이다.
소식통들은 메타와 구글 외에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 대화형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Perplexity)도 자사 AI를 애플 인텔리전스에 접목하는 방안을 애플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오픈AI 외의 파트너사들과 계약을 맺을 경우 소비자들이 애플의 내부 시스템에 더해 어떤 외부 AI 모델을 사용하길 원하는지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 기업들과의 논의에서 애플은 상호 간 비용 지불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AI 업체들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자사 서비스에 대한 프리미엄 구독을 판매할 수 있으며,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사 기기에서 발생한 구독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게 된다고 전했다.
아직 해당 논의도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과의 계약이 AI 회사들이 제품을 대규모로 배포하는 데 도움을 주겠지만 구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재정적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확실하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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