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9000만원대를 반납하면서 조정 장세에 대한 불암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코인 시장에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25일(현지시간)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유가증권등록(Registration of Securities, 8-A) 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8-A는 증권신고서(S-1) 승인 전에 제출하는 서류로, ETF 출시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담았다. 이에 통상적으로 ETF 상장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절차다. 현재 이더리움 현물 ETF 최종 상장까지는 S-1 승인 단계만 남았다.
8-A 제출로 점쳐지는 디데이는 오는 7월 2일이다. 미국 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이날로부터 일주일 남았다. 이는 앞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일정을 감안한 날짜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운용사들이 8-A를 제출하고 일주일 뒤에 상장됐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이날 X에 “반에크가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8-A 서류를 제출했다”며 “이는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목표일인) 7월 2일에 좋은 징조”라고 밝혔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 비관적이었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공식 석상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여름 언젠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재료 없는 시장 반등할까
최근 코인시장을 끌어 내린 악재들은 다양하다. 마운트곡스 상환 날짜 임박과 비트코인 현물 ETF 유출세 심화, 엔비디아 강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큰 악재는 ‘상승 재료 부재’다. 투자자들을 코인시장으로 유인할 이벤트가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은 시장을 반전시킬 수 있다. 현물 ETF는 코인러들이 열광하는 이벤트이자, 가격 폭발을 촉발하는 대형 호재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번째 주자 비트코인은 현물 ETF 상장 이후 ‘꿈’의 가격대인 1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상장된 ETF를 통해 코인시장에 신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급 효과가 발생하는 원리다. 시총 1위 비트코인보다 더 큰 규모로 유입되지 않을지라도, 2위 이더리움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현재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이후 예상되는 유입 자금 규모만 약 20조원이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 5개월 만에 달성한 수치다.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트 호건은 이날 더블록을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되면 첫 18개월 동안 150억달러(20조원)가 순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에 75%와 25% 비중으로 각각 투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알트장(알트코인 강세장)으로 확장될 것이란 낙관도 나온다. 그간 이더리움을 위시한 알트코인 대부분이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기점으로 증권성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증권성 리스크는 그간 이더리움을 비롯해 알트코인 대부분의 상승을 제한한 요소로 거론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SEC의 증권성 공격은 시작부터 억지가 많았다”며 “이는 이더리움과 다른 알트코인에도 ‘법적 불명확성’으로 작용해 상승을 제한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고, 일부 발행사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혼합한 현물 ETF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억눌려 있던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들이 리스크를 털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변수는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 스테이킹 옵션이 빠진 탓에 예상보다 자금이 ‘덜’ 유입되는 시나리오다. 스테이킹은 일종의 예금 제도로, 개인이 보유한 이더리움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기면 보상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는 비트코인과 차별되는 이더리움만의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앤드류 캉 메커니즘캐피털 공동 설립자는 전날 X를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갑작스럽게 이뤄져 발행사가 기존 이더리움 보유자에게 ETF 전환을 설득할 시간이 없었다”며 “이더리움 현물 보유자들은 스테이킹·디파이 수익률을 포기해야 해 ETF 자체가 덜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점 땜에) 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시장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시장 상승 폭 또한 비트코인 현물 ETF 때보다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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