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일제히 상승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올해 8월31일까지 2개월 연장했지만 유종별 인하율을 축소 조정한데 따른 여파로 기름값 상승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6월초 배럴당 73.25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중동 정세불안으로 인해 최근 80달러를 넘어선데다 7~8월 미국 자동차 여행이 정점에 달하면서 휘발유·경유 수요가 급등해 기름값이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조치는 오는 8월31일까지 2개월 연장됐다. 다만 휘발유에 대한 인하율은 기존 -25%에서 -20%,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인하율은 -37%에서 -30%로 조정됐다.
인하율 변경에 따라 휘발유 유류세는 1ℓ 당 656원으로 41원 오른다. 경유는 1ℓ 당 407원으로 38원, LPG는 1ℓ 당 12원 수준으로 세금이 오를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61.67원이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율 변경에 따른 세금 인상분 41원을 더하면 1702.67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같은 계산 방식을 적용할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531.27원, LPG는 981.44원으로 치솟는다. 휘발유와 경유 1ℓ 당 가격은 1700원대와 1500원대로 올라서고 LPG도 1000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 및 인하율 축소 조정을 2개월 동안 실시한 뒤 글로벌 상황과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살피고 8월 중 물가와 국제유가 동향을 감안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올 하반기에도 기름값이 고공행진할 수 있다고 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배럴당 73.25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지속 상승하며 최근엔 80달러를 다시 넘어섰기 때문이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도 6월4일 배럴당 77.52달러를 저점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85달러를 넘어섰고 두바이유도 85달러 이상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중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간 긴장이 고조되고 주요 산유국인 이란 등으로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7~8월 미국 드라이빙 시즌이 도래하면 공급 대비 수요가 급등하며 석유류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KERI)는 ‘2024년 2분기 국내 경제 동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주요 산유국의 감산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중동지역에 추가적으로 원유 수급에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며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세 확대에 따른 수요증가 가능성도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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