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주말 거래량, 전체 거래의 16%로 감소
ETF와 낮아진 변동성으로 주말 단기 트래이딩 매력 감소
비트코인 변동성 하락은 ‘성숙한 자산’ 으로 바뀌는 신호
[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암호화폐 리서치 회사 카이코(Kaiko)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 주말 거래량 비율이 사상 최저인 16%로 감소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나타난 현상으로, 비트코인 거래가 전통적인 주식 거래 일정에 맞춰지고, 가격 변동성도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카이코의 데이터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암호화폐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주식과 달리 하루 24시간, 주말에도 거래된다는 점이었다.
과거에는 “와일드 위크엔드”라는 별칭으로 주말 동안 비트코인의 가격이 큰 변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19년 최고 28%였던 주말 거래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와일드 위크엔드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비트코인 ETF의 출시는 이러한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카이코의 선임 애널리스트 데시슬라바 오버트(Dessislava Aubert)는 주말 거래 감소가 “수년간 지속된 추세였으나 ETF로 인해 심화됐다”고 말했다.
2024년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출시된 비트코인 ETF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3월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분이 줄어들었지만, 비트코인은 올해 약 45% 상승해 약 6만1,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자체는 바이낸스 등 중앙화 거래소에서 24시간, 365일 언제든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ETF는 월가의 전통적인 주식 거래 일정을 따르므로 주말 거래가 없다.
카이코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비트코인 거래 비율은 3~4시 사이의 평일에 4.5%에서 6.7%로 증가했다. 이 시간대는 ETF의 소유자들이 비트코인의 가격을 결정하고 이를 ETF의 순자산가치(NAV)로 계산하는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과 시그니처은행(Signature Bank) 같은 암호화폐 친화적 은행의 붕괴도 주말 거래량 감소에 기여했다.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들이 더 이상 24시간 결제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암호화폐를 매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이코 보고서는 “주말과 평일 간 격차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량이 줄고, 유동성을 공급할 마켓 메이커의 활동도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ETF를 이용해 투자에 참여한 것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단기 트래이더들이 변동성 매매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감소하면서 주말 거래량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비트코인이 2021년 11월 기록적인 최고치에 도달했을 때 변동성은 거의 106%에 달했다. ETF에 대한 낙관론 속에서 비트코인이 3월 사상 최고치인 7만3,798달러에 도달했을 때 변동성은 40%에 불과했다.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비트코인이 보다 성숙한 자산이 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카이코 보고서는 “이것이 새로운 표준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지난 1년간 비트코인 시장 구조의 변화가 ‘지루한’ 가격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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