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조원 이상 팔고 채권은 23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박스권 코스피 대신 해외주식을,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채권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5149억5300만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6조859억5300만원 순매수에 나섰다.
이는 전세계 주요국 대비 부진한 코스피 시장을 떠나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 증시가 신고가를 경신할 때 코스피는 5.37%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862억2001만달러(약 118조8973억9379만원)로 지난 2011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금액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은 다같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는데 디스인플레이션과 비미국 경기 반등 기대 속에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중국, 한국 증시도 더 이상 소외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라면서도 “비미국과 중국의 경기 반등은 생각보다 더딘 반면 미국의 펀더멘털은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 수익률은 글로벌 평균 대비 부진했지만 시가총액 1위 종목을 제외하고 보면 그렇지 않았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해 같은 조건의 독일, 인도 증시보다 높고 S&P500지수와도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해 글로벌 증시의 공통된 특징이 시총 상위 대표주가 주도하는 강세였던 반면 국내는 21%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부진이 코스피의 상대적인 부진에 영향을 줬다”며 “3분기에는 이익모멘텀, 4분기는 방어적 성격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삼성전자의 아웃퍼폼이 예상돼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를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채권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상반기 특징 중 하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상반기 장외시장에서 채권을 23조124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5조원대였던 순매수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19조원대로 급증한 바 있다.
채권 순매수세가 집중되는 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채권 가격은 시중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중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중한 행보에도 시장에서는 연내 두차례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확인될 물가·고용·소비지표들은 연준의 의도대로 둔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다수 의견이 연내 두차례 인하로 조정되며 금리 인하 여지 정도는 확인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달 말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호재가 5월 개인소비지출(PCE) 발표 이후 재료 소멸로 인식되며 금리가 반등한 점은 가격 부담을 낮춰주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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