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2014년 파산한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이달 초부터 수천 명의 채권자에게 약 14만1000개의 비트코인(약 90억 달러) 상환을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채권자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엄청난 매도세가 이어져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그 파급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상환으로 인해 초기 매도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암호화폐 대출업체 레든의 최고투자책임자 존 글로버는 “많은 사람들이 분명히 현금화를 할 것이며, 마운트곡스 파산에 자산이 묶여 있었던 것이 최고의 투자였다며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기준 개당 6만2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 대비 1만% 이상 상승한 것이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의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도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의식하며 “(이번 상환은)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우려사항이었다”면서 “따라서 시장은 관련 뉴스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최근 비슷한 일이 있어 시장에선 일정한 매도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는 대출 프로그램인 ‘언'(Earn)에 묶여 있던 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채권자들에게 반환했다. 제미니는 함께 언을 운영하던 암호화폐 대출업체가 파산해 고객 수십만 명에 대한 원리금 지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은 시장의 하락세와 연결지으며 “대부분이 개인 고객인 일부 제미니 채권자가 최근 몇 주 동안 최소한의 부분적인 이익을 챙겼다고 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마운트곡스 상환으로 인한 매도세 우려가 단기적,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OKX의 최고거래책임자 레닉스 라이는 “마운트곡스의 초기 이용자, 채권자 중 다수는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모든 비트코인을 즉시 매도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JP모건은 “마운트곡스 채권자 청산의 대부분이 7월에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암호화폐 가격은 7월에 하락 압력을 받지만, 8월부터는 반등하기 시작하는 궤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운트곡스 상환으로 인한 매도 압력이 이어져도 시장은 이를 감당할 만큼의 충분한 유동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버터필은 “올해 비트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에서 일일 거래량 87억4000만 달러를 유지했다”면서 “이는 유동성이 매도세를 흡수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전문 금융서비스업체 갤럭시디지털의 리서치 책임자 알렉스 손은 생각보다 적은 수의 비트코인이 출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의 예상보다 매도 압력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비트코인 하락세와 관련해선 다른 이유들도 있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뉴욕증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의 자금 유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불안해 하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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