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도 85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과 독일 정부의 매도세 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탓이다.
4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25% 오른 8529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15% 하락한 8536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3.03% 밀린 6만146달러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06% 상승한 467만원을, 업비트에서는 2.79% 떨어진 467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3.61% 하락한 3295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2%대로 올라섰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2.13%다.
시장은 이날 호재로 꼽히는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였다. 그간 상승을 촉발했던 재료가 이번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시장에 물량이 쏟아진 탓으로 보인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마운트곡스 상환과 독일 정부의 매도세가 비트코인의 공급 과잉을 초래하면서 하방 압력을 키운 것이다.
스펜서 할란 GSR 글로벌 헤드는 이날 블룸버그를 통해 “이번 가상자산 하락세는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과 알트코인의 대규모 언락(Unlock·물량해제)이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시량 탕 아르벨로스 마켓 대표 또한 “독일 정부의 매도세와 마운트곡스 상환 등으로 발생한 비트코인의 공급과잉이 시장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과 독일 정부 매각 등 두 이벤트에서 쏟아질 잠재적 비트코인 매도 물량만 최소 12조5000억원어치(14만5641개)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가 추가로 매각에 나선다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운트곡스는 이달 초부터 채권자들을 상대로 비트코인 14만2000개(약 12조2000억원)를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28일 해당 물량을 외부 지갑 주소로 이체했다. 이는 비트코인 보유량 기준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독일 정부 추정 지갑에서는 비트코인 3641개가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비트스탬프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로 전송됐다. 당시 시세 5만7500유로(8544만원)에 매도했다면 원화로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통상 가상자산을 거래소로 전송하는 것은 잠재적 매도 신호로 간주한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44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50·중립)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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