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까지 임할 것”…’사퇴 불가’ 쐐기 박고 전방위 설득전
당 지도부 접촉·주지사 회동 이어 언론 인터뷰·유세 등 공개행보
언론 “바이든, 며칠내 설득 못시키면 결단 가능성 언급”…백악관은 부인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첫 TV토론 ‘졸전’ 이후 거세지고 있는 당내의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를 진화하고 정치적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전방위로 나섰다.
완주 의지를 천명했음에도 하원에서 공개적으로 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TV토론 후폭풍이 계속되자 상·하원 지도자 및 당 소속 주지사들 등과 접촉하고 직접 설득전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를 위주로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현실로 드러나는 가운데 이번 주말과 내주에 진행되는 언론 인터뷰와 경합주 유세, 기자회견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여부 향배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화회의에 예고 없이 참석해 첫 TV 토론에 참패했으나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하면서 참석자들을 격려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민주당의 리더이며 누구도 나를 밀어내지 못한다”면서 “가능한 한 분명하고 명료하며 직접적으로 말하겠다. 나는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끝까지 이 선거에 임할 것이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고 NBC 방송 등이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들이 단결할 때 우리는 항상 이겼다”면서 “우리가 2020년 트럼프를 패배시킨 것처럼 2024년에도 다시 그를 꺾을 것”이라면서 당내 단결을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도 이 자리에서 ‘바이든에 올인(다걸기)’했다면서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우리 대통령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상·하원 원내대표 등 당 주요 인사들과도 소통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전했다.
그는 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짐 클리이번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델라웨어) 등과도 접촉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과 강력한(strong) 대화를 했다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20여명의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1시간여 동안 대면 및 화상으로도 만났다.
이 자리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도 자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승리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것을 분명히 했으며 참석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밝혔다.
호컬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기기 위해 출마했으며 우리리 모두는 그에게 지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 수행에 적합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한 뒤 “우리 누구도 지난 27일 퍼포먼스가 나빴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우리의 믿음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웨스트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도 “대통령은 우리 후보이며 당의 지도자”라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별도의 성명을 내고 “저는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나는 올인(다걸기)했다’는 말을 들었으며 나 역시 그렇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를 지켜줬으며 이제는 (우리가) 그를 지켜줘야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선 캠프 및 백악관도 집안 단속과 설득전에 동참했다.
캠프는 이날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선대위원장 등이 작성한 문건을 통해 TV토론 이후에도 자체 여론 조사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문건은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지지율은 지난달 27일 토론 전 43%로 동률을 기록했으며 이 추세는 지난달 말까지도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달 1~2일 42%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43%)에 뒤졌다.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은 1%포인트 밀리고 있으며 이는 오차범위 내”라고 강조한 뒤 “여론조사는 그때의 한 장면이며 유동적이기 때문에 전체 선거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수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캠프는 또 뉴욕타임스(NYT)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격차가 더 벌어진 여론조사가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하자 “NYT는 스스로 자사 여론조사가 자주 (정상에서 벗어난) 이상치(outlier)라고 인정한 바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날 전체 직원들과 전화로 회의를 하고 국정과제 수행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외부의 정치적 소음을 차단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직원들을 단속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 팀으로 뭉치는 것과 서로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전달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캠프가 다양한 채널로 당과 소통에 나선 것은 TV토론 후 일주일째인 이날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직 사퇴요구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에 이어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애리조나)이 이날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나아가 NYT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날도 “최악의 적인 트럼프가 당신이 무엇을 하길 바라겠느냐. 당신은 그 반대로 해야 한다”면서 재차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 안팎의 이런 사퇴 요구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재차 완주 방침을 천명하고 당내 설득전에 들어가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론 향배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 행보에서 보이는 퍼포먼스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에서 보인 노쇠한 모습을 불식시키기 위해 5일 ABC 방송과 인터뷰를 하며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도 선거 운동을 예정이다.
그는 7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선거 운동을 한 뒤 내주에는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자회견도 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 및 펜실베이니아 기반 흑인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도 진행했으며 이들 인터뷰는 4일 해당 지역에 방송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공개 행보 과정에서 TV토론과 같은 모습을 다시 보일 경우 후보직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주변에 “향후 며칠 안에 대통령직에 나설 수 있음을 대중들에게 납득시킬 수 없다면 대선 후보직을 구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 보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사퇴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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