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위기? 무슨 위기?”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 전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퇴론을 일축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를 이 한 마디로 요약하면서 바이든을 집중 분석했다.
바이든에게는 모든 것이 괜찮아 보였다. 토론이 망했다고? 그저 안 좋은 밤이었을 뿐이다. 여론조사가 암울하다고? 부정확한 것이다. 우울한 선거 결과 예측은 오래된 종말론자들이 하는 말로 틀린 것이다. 민주당이 내가 그만두기를 바란다고,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를 가진 바이든에게 많은 민주당원이 보는 위기는 그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에 불과했다.
그는 나이들어 미끄러지고 있다는데도 동의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지고 있다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물러나기 원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는 길고 화려한 정치 경력의 대부분 동안 순전히 의지의 힘으로 성공했다. 의심하거나 회의론자들, 비웃는 사람들을 물리치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 임기 중 가장 위협적인 순간일 수 있으며 그의 자신감이 그를 당에서 점점 더 고립시키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2020년 민주당 후보 지명을 위해 바이든과 경쟁했던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줄리안 카스트로는 바이든이 “(현실) 부정과 (자신에 대한 과대 평가의) 거품속에 있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 수석 고문이자 바이든의 재출마 결정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를 표명해 온 데이비드 액슬로드는 “대통령의 과거 업적이나 기록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면서도 “자신의 능력과 이번 경쟁에서 어떤 상황인지를 우려하는 사람들과 위험할 만큼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ABC 방송의 조지 스테파노풀로스와의 22분 인터뷰는 트럼프와의 토론만큼 재앙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은 충분한 안도감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에게 등을 돌렸거나 그럴 직전이었던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일부는 후보자를 바꾸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바이든이 인터뷰에서 얼굴이 붉은 빛을 띠었고, 무릎 위에 손을 얹고 다리를 꼬고 차분하고 침착해 보였다. 하지만 다시 한번 쉰 목소리가 들렸고, 때로는 주저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무시했고, 자신이 더 허약하다는 것을 부인했으며, 의료 검사에 대한 질문을 피했다.
그는 토론에 대해 자신 책임이라고 하면서도 소리 지르는 트럼프 때문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느님이 내려와서 경쟁에서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날 것”이라는 말로 사퇴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능하신 주님께서 곧 바이든과 대화를 나누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민주당 동료들 사이에서 가장 큰 분노를 불러일으킨 한 줄은 스테파노풀로스가 던진 “대선에서 패배해 백악관을 전직 대통령에게 다시 넘겨야 한다면 1월에 어떤 기분이 들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그게 바로 이 일의 의미다”
ABC 인터뷰 이후 접촉한 12명의 민주당 의원과 전략가는 그가 지금 이 시점에서 트럼프를 이길지 심각한 의문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들이 바이든에게 개인적으로 이 사실을 말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대통령의 친구들은 가장 가혹한 소식을 직접 전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대신 그러한 메시지를 뉴스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거나, 중간에서 충분히 뜻을 전하지 못할 수도 있는 보좌진을 통해 전달하려고 한다.
민주당의 주요 전략가인 폴 베갈라는 “이 인터뷰는 필요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며 “인터뷰는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커지는 분노와 원망을 가라앉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대통령을 좋아하는 많은 민주당원들에게 이 인터뷰는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고 풀이했다. 스테파노풀로스 는 존중심이 강하고 전문적이었지만 80대 노인이 자신의 정신적 예리함과 미래 역량에 대해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는 어려운 질문에 대해 거듭해서 압박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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